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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나마이크론 전경ⓒ하나마이크론
반도체후공정(OSAT) 기업 하나마이크론이 안정적인 해외 매출을 중심으로 실적 반등 채비를 마쳤다. 레거시 반도체 부진으로 부침을 겪은 하나마이크론은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며 브라질, 베트남 등 해외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인적 분할로 2세 승계도 본격화 하면서 2세 경영 체제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마이크론 주력 해외 법인인 브라질법인은 지난해 연매출 2000억원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신규 고객사 유치, 서버향 생산 확대로 영업이익률을 10% 내외로 끌어올렸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레거시 반도체 시장 악화로 실적이 부진해진 상태다. 하나마이크론은 지난해 3분기 매출 8670억원, 영업이익 46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8.2% 감소했다.
특히 핵심인 브라질 법인은 2023년 적자를 냈다. 브라질 법인은 하나마이크론이 메모리 기업으로부터 웨이퍼를 구매해 완제품으로 가공, 세트 업체로 다시 납품하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한다. 다만 모바일, PC 등 세트 업체 수요가 위축되며 적자를 면치 못했다.
다만 올해부터는 레거시 반도체 수요 회복이 예상되며 하나마이크론의 실적 반등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부터 공급업체 감산과 AI 수요가 낸드 가격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에 시행된 중국의 보조금 정책이 스마트폰 판매를 늘리고 있고 낸드 재고 소진을 촉진하고 있어서다.
하나마이크론은 또 베트남 시장에서 2027년 매출 1조를 달성하겠단 목표다. 하나마이크론은 최근 IR(기업설명회)에서 베트남 매출이 2023년 2억8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0% 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하나마이크론은 현재 베트남 패키징 공장 가동률이 증가하고 있고, 2027년에는 매출 규모가 1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하나마이크론은 오는 7월을 기일로 인적 분할을 추진하며 본격적인 사업 확장 채비를 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지주회사인 하나반도체홀딩스(가칭), 사업회사 하나마이크론으로 나뉘는 인적 분할을 추진 중이다. 각각 지주회사가 브라질 법인과 하나머리티얼즈, 사업회사가 베트남 법인을 이끈다.
표면적으론 지주사 체제를 확립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선 하나마이크론이 인적분할을 통해 승계 포석을 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창호 회장의 아들인 최한수 하나머티리얼즈 부사장이 우회적으로 지주사 지분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최 부사장은 하나머티리얼즈 지분 11.63%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여기서 인적 분할이후 주식 스와프(맞교환)으로 최 부사장은 하나반도체홀딩스 지분을 취득하고, 간접적으로 하나마이크론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인적분할로 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하나마이크론의 사례 역시 마찬가지. 인적분할 이후 사업회사 분할합병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