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지 26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예정매출 380억달러, 영업익 247억달러 전망데이터센터發 수요 견조 … 블랙웰 가시화HBM 업은 SK하이닉스 영업익 2배 늘어날 전망
  • ▲ SK하이닉스의 HBM3E.ⓒ이가영 기자
    ▲ SK하이닉스의 HBM3E.ⓒ이가영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인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주요 칩 공급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특히 블랙웰 GB200 시리즈의 매출이 사실상 처음 반영되면서 올해 양사의 실적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2025 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27일 오전이다. 중국의 AI 모델 딥시크가 업계를 강타한 후 내놓는 첫 실적이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매출액 380억달러, 영업이익 247억42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 0.85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AI 칩 수요가 늘고 블랙웰 공급 효과가 가시화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73%, 영업이익은 82%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컨센서스대로라면 엔비디아의 지난해 연 매출액은 1293억4400만달러, 영업이익은 821억6200만달러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2.3%, 영업이익 149.2% 늘어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실적 프리뷰를 통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면서도 “HGX 출하량 증가와 NVL72 랙 구축에서의 제조자 개발 생산(ODM) 성공 증가로 B200 판매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이달 20일 글로벌 투자은행 키뱅크도 지난해 4분기부터 반영된 차세대 AI 칩인 블랙웰의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봤다. 이에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180달러에서 190달러로 높혀 잡았다. 

    AI 반도체 시장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호실적이 전망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고대역폭메모리(HBM) 품질(퀄)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반면 SK하이닉스는 HBM3E 제품을 단독으로 공급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6조5180억원, 영업이익 5조3724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은 6.4%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영업이익은 18.8% 감소할 것으로 본 것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6조9546억원, 영업이익 6조3162억원의 실적을 낼 것이라 전망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36.4% 개선되고 영업이익은 118.9%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통상 1분기는 메모리 반도체의 비수기로 꼽힌다. 이에 HBM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엔비디아 AI 가속기 H100, H200에는 각각 HBM이 4개, 6개 들어가지만, 블랙웰은 이보다 많은 8개 HBM이 장착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엔비디아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중국으로 수출하던 HBM 수출이 중단되면서 일시적 수요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최근 신제품 출시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가격 프리미엄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엔비디아의 중국향 H20칩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 8단부터, GB300향 5세대 HBM3e 12단까지 전 제품의 공급이 가능한 곳은 SK하이닉스밖에 없다. 딥시크 열풍에 힘입어 중국내 H20 칩 주문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이에 1분기 양사의 실적 또한 희비교차를 이룰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메모리 시장의 양극화 심화 속 HBM 등 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에 따라 업체 간 실적 역시 양극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3E 12단 출하 시작을 통해 시장 선점자의 지위를 재확인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개화가 예상되는 HBM4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