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도축 → 출고 시스템 갖춰 2030년 매출 2천억원 목표 세워 생산→가공→직매장까지 일원화
  • ▲ 녹돈영농조합법인 작업 현장을 소개하고 있는 박종근 회장 ⓒ메인비즈협회
    ▲ 녹돈영농조합법인 작업 현장을 소개하고 있는 박종근 회장 ⓒ메인비즈협회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녹돈' 육가공 공장.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가 온몸을 에워싼다. 이른 아침 도축돼 이곳 작업장에서 부위별로 분류된 돼지고기들은 당일 경기 북부의 500여 개 초중고교로 출고된다. 1층 출하장의 냉동실은 영하 20도. 발주처의 요청에 맞게 불고기, 떡갈비, 국거리 등으로 가공된 박스들은 냉동트럭에 실리기 전까지 이곳에서 품질을 유지했다. 

    이날 아이들 급식용으로 출고된 고기만 15톤. 평소보다 20%가량 많았다. 새학기를 맞아 각 학교별로 발주량을 조금씩 늘린 결과다.

    녹돈은 1991년 사료 대리점에서 출발했다. 박종근 회장은 안정적인 사료공급이 높은 품질의 돈육 생산의 핵심이라는 점을 착안해 2004년 녹동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으로 양돈업에 뛰어들었다. 

    녹돈은 완성된 '돈육 밸류체인' 구조를 갖고 있다. 생산, 가공, 유통을 통합한 통합한 계열화 시스템을 갖췄다. 자체 농장에서 돼지를 사육하고, 100억원을 투입해 설립한 육가공 공장을 통해 학교 급식과 농협경제지주, CJ프레시웨이, 하나로마트 등에 가공된 고기를 납품한다. 떡갈비의 경우, 하루 8000장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또 직영 브랜드인 '고기장인백정'과 '극락돈'을 운영해 소비자에게 질 좋은 고기를 직접 판매하고 있다. 전국 직영 매장으로 보내는 삼겹살의 칼집은 작업자가 일일이 손으로 만들어 낸다. 기계도 사용해 봤지만 소비자들이 사람이 한 칼집의 고기 맛을 더 높게 평가해 작업방식을 '수제'로 일원화 했다.  

  • ▲ 당일 도축된 돈육이 작업장에서 각 부위별로 손질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 당일 도축된 돈육이 작업장에서 각 부위별로 손질되고 있다. ⓒ메인비즈협회
    녹돈은 2024년 기준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7%에 달한다. 현재 자체농장 사육두수 2만두와 조합원 사육두수 2만두의 생산이 가능하다. 매출은 학교 급식과 농가에서 각각 40%씩 차지한다. 

    하지만 사업 확장의 어려움은 곳곳에 있다. 무엇보다 사람 구하는 일이 쉽지 않다. 박 회장은 "농장일을 힘들다고 생각하고 안하려다 보니 항상 인력난에 처해 있다"면서 "축산 농가의 냄새로 주위 민원에도 항상 신경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질병문제에 관해서는 항상 긴장상태다. 박 회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바이러스 창궐은 항상 도사리고 있어 방역을 가장 철저하게 지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종근 회장은 돈육계의 '제 2의 하림'을 꿈꾸고 있다. 

    2030년에는 연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자체 농장 5만두, 도축 가공 연 10만두까지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정도 생산규모면 국내에서 대기업을 포함해 생산량 기준 열 손가락 안에 든다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또 프리미엄 돈육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박종근 회장은 "좋은 고기는 좋은 사료에서 시작된다"면서 "안전하고 깨끗한 축산물로 국민의 식생활에 이바지할 것"이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