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협회의, 30분 만에 결렬 … 여야 협상의지 부재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삽 떴는데 … 투자 움츠러들라삼성전자 경영진단 돌입 … SK하이닉스 CIS 사업 철수 결단
  •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용인시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용인시
    반도체 특별법 논의가 미뤄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여야가 국정협의회를 열었지만 초반부터 갈등이 이어지면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파행했기 때문이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용인 클러스터 1기 팹 첫 삽을 뜨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여야 국정협의회는 시작한지 약 30분 만에 결렬됐다. 당초 여야는 이 자리에서 반도체 특별법 등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연금개혁 등 여타 분야에서 공방이 이어지며 파행됐다.

    주52시간 근무시간 예외 적용을 골자로 여야 간 의견이 엇갈리며 반도체 특별법 통과는 지연되고 있다. 민주당은 정치적 논리로 반도체 특별법 처리가 지연되는 것을 막겠다며 패스트 트랙을 지정했지만 이 역시 성과가 불투명하다.

    이에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총 360조원을 들여 용인에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며 내년 착공을 위해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총 122조원을 투입해 클러스터 내 차세대 D램 메모리 생산 거점을 구축할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투자 계획을 발표한지 6년 만인 최근 1기 팹 첫 삽을 떴고, 2027년 5월 1기 팹을 조성한 뒤 총 4기의 팹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불확실성이 커지며 삼성, SK는 사업 효울화 및 재무 건전성 확보에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이미지센서(CIS) 사업을 맡은 시스템LSI 사업부 경영진단에 돌입했고, SK하이닉스 역시 CIS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올해 순현금(보유 현금이 차입금보다 많은 상태) 달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히며 운영 개선 2.0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늘리고 차입금을 점차 줄여 재무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다.

    업계에선 반도체 특별법이 계류하면서 투자 재원 부담, 인력 부족 현상이 점차 대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이 더뎌지며 기업들의 부담은 커지고 있고, 이 이후에는 인력 부족 현상이 떠오를 것"이라며 "첨단 반도체 경쟁력을 해외에 뺏기지 않기 위해선 반도체 특별법 통과를 비롯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