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 이하 비우량 등급 CP·단기채 발행 규모 최근 급감홈플러스 사태 이후 비우량 등급서 시장 위축 뚜렷단기자금 시장서 A3등급 비중 2% 남짓 "시장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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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비우량 등급의 기업어음(CP)과 단기채권 발행이 눈에 띄게 줄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이후 단기자금 시장이 움츠러드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발행된 CP와 전자단기사채 규모는 81조1099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조7752억원 대비 약 38% 늘었다.신용등급 'A3' 이하 비우량 등급 채권을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 기간 A3 등급 이하 CP와 전단채 발행 규모는 2296억원으로, 5593억원이 발행됐던 전년 동기 대비 58.95% 줄었다.전체적인 CP와 전단채 발행은 1년 새 늘었음에도 비우량 등급의 발행은 오히려 급감한 것이다.홈플러스 사태가 터지기 전인 지난 1월과 2월 A3 등급 이하 발행액이 각각 1조628억원, 1조391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분위기 변화가 뚜렷하다.증권가에선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증권사가 비우량 등급의 CP와 전단채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업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CP·ABSTB·전단채 등 단기채권 판매 잔액은 5949억원이다. 이 중 개인 투자자에게 팔린 규모는 2075억원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회사채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자금시장에서 A3등급의 채권 발행 비중은 2% 수준으로 낮다"면서 "이를 미뤄볼 때 크레디트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럼에도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리테일 시장을 중심으로 비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최근 채권시장 분위기는 비우량 신용등급에도 고금리를 제시할 경우 리테일 시장의 높은 수요를 기반으로 물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었지만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비우량 신용등급의 채권 중 업황 부진이나 재무건전성이 좋지 않은 기업 채권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의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