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전쟁 확대·정치적 불안·공매도 재개 원인정유·석유화학, 환율 오를 시 원자재 수입비↑조선·철강, 수출 수혜 이전 비용 부담 감내해야비용 증가→내수 감소 … 산업 전반 위축 우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원·달러가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치솟으며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정유, 석유화학업계의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고환율이 장기화할 시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산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전거래일 오후 종가 1466.5원 대비 6.4원 오른 147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중 최고점이자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예정일인 4월 2일(현지시간)이 다가온 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 주식시장 공매도 재개 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해 원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쏠린 4월 원·달러가 일시적으로 15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후 정치 불확실성 해소 등 환율이 안정화될 것이란 관측이지만, 그 시점은 2분기와 3분기로 엇갈려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산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정유와 석유화학업종은 물론이고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 해운 등 업계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환율 장기화 시 물가 상승과 수요둔화가 산업 전반을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는 원유를 달러로 수입, 정제해 휘발유·경유로 판매한다. 연간 10억 배럴 이상 원유를 수입하는 정유업계에선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환차손 부담이 1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NCC(나프타 크래커) 기업도 핵심 원료인 나프타를 달러로 수입해 환율 급등 시 비용 부담이 급증한다. 기업별로 환율이 10% 상승 시 달러부채와 달러자산 등에 따른 손실이 3000억원에서 많게는 5000억원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과 철강업종도 환율 급등에 따른 비용 부담 영향을 받는다.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사는 선박 건조에 필요한 철강, 전자장비 등 원자재의 60% 가량을 달러로 수입하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의 80% 이상을 달러로 들여오고 있다.

    이들 업종은 향후 완제품 수출 시 환율 급등에 따라 수출 이익 확대를 노릴 수 있지만 당장 비용 부담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철강업계는 트럼프가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품목관세 25%를 시행한 상황으로,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환율 상승에 따른 이익이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강세에 따라 초기에는 수출업종이 수혜를 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입 비용 증가에 따른 내수 위축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 이상으로 고착화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 구매력 약화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며 “반도체, 자동차, 해운 등 고환율 수혜 업종도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산업 침체 여파를 피하기 어렵게 돼 환율은 적정선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