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 확대에 환율 급등코스닥 1%대 하락 마감…710선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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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 선고를 앞두고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이 국내 시장을 이탈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속에 50일 만에 달러당 1470원대를 터치했고, 코스피는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16.26포인트(0.62%) 내린 2615.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내 증시는 간밤 뉴욕장의 3대 주가지수가 동반 강세를 보임에 따라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정책이 예상보다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이에 코스피는 개장 때만 하더라도 강세를 띠며 전거래일 대비 0.80% 오른 2653.04로 출발했다. 

    하지만 장 초반이 되자 이내 하락 반전하며 낙폭을 키웠다. 환율은 상승 곡선을 그리며 1470원을 찍었고 주가도 약세를 보였다.

    금융시장의 불안한 양상은 외국인들이 이탈하면서 발생하고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현재 원화는 국내 정치 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3월 이후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나타나지만 정치 불확실성 문제가 존재하는 튀르키예 리라화와 한국 원화 가치만 크게 하락했다"며 탄핵 선고가 예상보다 지연되며 환율 상승 베팅이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길어지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거친 공세가 이어지는 등 정국이 불안해지자 외국인들도 일단 한국 시장을 피하려는 심리가 커진 것이다. 

    실제 이날도 원화 약세가 이어지며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782억원, 635억원 순매도했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은 7거래일 만에 매도세로 돌아섰다. 반면 기관은 679억원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하락이 많았다.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반도체 업종을 비롯해 조선·우주항공과국방은 3%대, 항공화물운송과물류·손해보험·통신장비는 2%대 내렸다. 반면 자동차는 2%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이 많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1.21% 올랐다. 셀트리온(0.49%), NAVER(0.24%)도 상승했다. 

    현대차는 그래도 2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참석한 가운데 31조원 규모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한 영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미국에서 자동차를 만들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화답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삼성전자는 1.16% 하락하며 다시 5만원선으로 내려왔다. SK하이닉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각각 1.65%, 0.37% 내렸다.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8.96포인트(1.24%) 내린 711.26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725.34로 전 거래일(720.22) 대비 상승 출발했지만 장 중 하락 전환한 뒤 하락 폭을 키웠다.

    네이처셀은 미국 FDA의 '조인트스템' 혁신 치료제 지정 소식에 이틀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주가 하락에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원 오른 1469.2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에서는 헌재의 탄핵 결정이 나오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며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과 정국의 혼돈이 이어지면서 환율도 당분간 높은 수준에서 오르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더불어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선호 현상 심화, 내국인의 해외 투자 증가 등이 원화 가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달 2일로 예정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는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한국 외환시장에는 정도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고율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언급한 DIRTY 15 국가에 한국이 포함될 경우 원화 걍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내국인의 해외 투자가 구조적으로 증가하며 달러 매수 수요가 환율 하단을 지지하는 것도 환율 움직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은행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1410원, 3분기 1390원으로 내렸다가 4분기 1430원 수준까지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1430원에서 4분기 1360원으로 점진적 하락을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