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탄핵 이후에도 美 관세로 불확실성↑대한항공, 작년 연결 기준 외환차손은 1066억원LCC,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등 달러 결제 부담 더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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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러화. 자료사진 ⓒ뉴데일리
고환율의 그림자가 항공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달러 고환율 기조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며 항공사들의 외화 리스크 관리가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올랐다.여기에 최근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더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2.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27.9원 오른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전 거래일인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국내 외환시장이 일시적으로 안정되는 기류를 보였으나 1거래일 만에 급등했다.미국의 관세 조치는 환율 전망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했는데 우리나라는 25%의 관세 폭탄을 맞았다. 그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로 사실상 무관세로 거래되던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수출품들은 비상이 걸렸다.항공업계는 고환율 속에서 외화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환율은 지출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는 항공사들에게 치명적이다.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부품 조달 비용 등 주요 비용 항목이 모두 달러화로 결제되기 때문이다.지난해 외화 환산 손실과 외환차손 규모는 항공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화 관련 손실로 인해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의 연결 기준 외화환산손실은 7162억원, 외환차손은 1066억원으로 집계됐다. 총 외화 관련 손실이 8229억 원에 달하면서, 수익성 방어를 위한 리스크 관리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엄밀히 말해 외화환산손실은 보유 외화 자산 및 해외 자회사 재무제표를 원/달러 환율로 환산하며 발생한 환율 평가 손실로 현금이 빠져나간 것은 아니다.다만 외환차손은 실제 외화로 리스료를 지급하거나 외환 관련 거래로 환율 상승으로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하게 돼 생긴 직접적인 손실금이다.저비용항공사(LCC)들도 고환율 리스크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정비비 등 외화로 결제되는 항목이 많은 만큼, 환율 상승은 곧바로 손익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객 수요 회복세가 본격화되며 운항편수를 늘리는 상황에서 환율 부담은 더욱 크다.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 2일 B737-8MAX 신규 항공기 도입 선납금을 내기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3749억원을 차입했는데 해당 금액은 2일 최초고시환율인 1달러당 1471.70원이 적용됐다. 애초 해당 투자가 결정됐던 2018년 11월 당시 환율이 1달러당 1127.4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환율 상승으로 인해 30.5% 더 많은 차입금이 발생한 셈이다.제주항공은 원화환율 변동에 대한 환위험을 정기적으로 측정해 매칭 및 리딩 등의 내부적 관리기법을 통해 환위험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대한항공도 금융기관과 엔화 차입계약을 맺고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환위험을 분산하고 있다. 특히 환율 변동으로 인한 위험을 관리 하기 위해 통화별 수입/지출 균형화 차원서 원화와 엔화 등으로 차입 통화를 다변화해 달러화 차입금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환율, 금리 변동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차입 통화 다변화, 파생상품 등 적극적인 위험관리 수행하고 있다"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여행심리가 위축되면 (항공) 수요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