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일시 해제 영향…지방 입주율, 7년 9개월 만에 최저
  • ▲ 서울 용산구 한 공인중개 사무소ⓒ연합뉴스
    ▲ 서울 용산구 한 공인중개 사무소ⓒ연합뉴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입주율이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이사철과 토지거래허가구역 일시 해제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지난달 18~26일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월 서울 아파트 입주율이 전월 대비 9.5%p 상승한 90.6%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2022년 7월 93.1%를 기록한 이후 2년 9개월 만에 90%대에 재진입했다.

    서울의 상승에 힘입어 수도권 입주율도 전월보다 1.3%p 오른 81.5%로 나타났다. 1월(74.1%)부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새학기와 봄이사철을 맞은 데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지 후 강남권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려는 입주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됐다.

    비수도권의 입주율은 전달보다 13.2%p 하락한 55.1%로 조사를 시작한 2017년 7월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는 대전·충청권(73.0%→51.7%), 제주권(75.7%→57.0%), 대구·부산·경상권(69.1%→58.3%)의 하락폭이 컸다.

    미입주 원인은 잔금대출 미확보(37.9%→31.5%)와 세입자 미확보(19.0%→13.0%)는 감소했고 기존 주택매각 지연(31.0%→40.7%)과 분양권 매도 지연(5.2%→7.4%)은 증가했다. 

    금리인하와 전·월세수요가 증가해 세입자 확보는 쉬워졌지만 신축과 구축아파트 간 가격차가 커지며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한 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달 전국 아파트입주전망지수는 87.5로 지난달보다 13.7p 상승했다. 지수가 기준점인 100을 넘으면 입주경기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고 100을 밑돌면 부정적 전망이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72.4→86.4) 14.0p, 광역시(71.9→92.2) 20.3p, 도지역(75.9→84.5) 8.6p씩 모두 올랐다.

    주산연 관계자는 "수도권 인기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난 가격 상승세가 지방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함과 아울러 지방 대출규제가 완화되는 등으로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며 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불안 기조와 다주택자 규제로 매수세가 서울과 일부 수도권으로 집중되고 있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양극화현상 심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지방의 다주택자 대출규제 완화, 세제와 금융지원 등 지방 주택거래 수요진작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