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외부 투자자 지분 25% 자사주로 매입 … 지배력 100% 가까워져오너 2세 문승환 본부장, 2023년 회사 복귀·작년 사내이사로 선임 커피 시장 양극화 속 실적 부진 … 세대교체 통한 체질 개선 시도
  • ▲ 이디야 본사 ⓒ이디야
    ▲ 이디야 본사 ⓒ이디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가 외부 투자자 지분을 정리하며 문창기 회장 일가 중심의 단일 체제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를 두고 본격적인 2세 승계의 서막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디야는 지난해 4월 공동투자자였던 김선우 고문이 보유하던 지분 25%(25만주)를 자사주로 매입했다. 김 고문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고문 자격으로 참여한 주주였다.

    이로써 지난해 말 기준 이디야 지분 구조는 문 회장이 67%(67만주), 장남 문승환 본부장이 6%(6만주), 차남 문지환 씨가 2%(2만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5%는 자사주 형태로 남아 있다.

    외부 투자자 지분이 정리되면서 문 회장 일가가 사실상 100%에 가까운 지배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2세 승계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 회장의 장남 문 본부장은 1993년생으로 2019년 이디야에 입사해 약 2년간 경영 수업을 받은 뒤 글로벌 전략 컨설팅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 AT커니, 딜로이트 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23년 말 이디야로 복귀해 경영전략본부장을 맡았고 지난해 4월에는 사내이사로 선임돼 본격적인 경영 참여에 나섰다. 현재 경영전략본부를 총괄하며 회사의 중장기 방향 설정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디야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입은 지배구조 안정성과 경영의 연속성 위한 것"이라면서 "향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면서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으며 모든 의사결정은 특정 개인이 아닌 조직 차원의 합리적 판단과 내부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이디야 매장 ⓒ이디야
    ▲ 이디야 매장 ⓒ이디야
    이디야는 2001년 1호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성장해 국내 최대 가맹점을 보유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최근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실적 정체와 포지셔닝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블루보틀, 폴 바셋 등 고급 브랜드가 저가 시장에서는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이 부상하며 중간 가격대인 이디야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모호해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디야 실적도 주춤하고 있다. 이디야의 매출은 2020년 2239억원, 2021년 2433억원, 2022년 2778억원으로 증가해왔으나 2023년에는 2756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24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감사보고서 제출 이후 두 번째 매출 감소다.

    영업이익도 2020년 141억원, 2021 190억원, 2022년 100억원, 2023년 82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9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었지만 여전히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못 미친다.

    이디야는 실적 회복을 위해 지난해부터 리브랜딩과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매장을 열었고 배우 변우석을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 전략도 강화했다. 올해 초에는 오리온 출신 조규동 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도 가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디야의 지분 구조 재편과 2세의 본격적인 경영 참여는 단순한 지배력 정리에 그치지 않고 조직 안정과 장기적인 세대교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인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