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현대중공업 방산·조선주 시총 순위 치솟아코스닥서도 제약·엔터주는 시총 상위권 올라기아·현대모비스·리노공업 자동차·반도체주는 뒤로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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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 시가총액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미 관세 정책과 무관한 조선·방산, 제약·바이오, 엔터테인먼트의 시가총액은 급증한 반면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 시총은 쪼그라들면서 순위과 뒤바뀐 모습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진난 25일 기준 시총은 37조5588억원으로 코스피 6위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초 지난달 말 기준 코스피 시총 22위(16조5687억원)에 머물러있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개월 여 만에 시총 5위인 현대차 시총(39조5377억원)을 넘보는 수준으로 커졌다.
트럼프의 관세 전쟁 속에 방산주는 '관세 무풍지대'로 부각되며 투자심리가 몰리는데다 호실적이 뒷받침되며 상승세를 이어나간 영향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천무, 레드백 등 다양한 품목에 대해 중동, 아시아, 유럽 전 지역에서 수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수익성과 수주잔고 확장성을 모두 고려했을 때 유럽 업체들에 비해 저평가받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과 미국 간 조선 협력으로 오히려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주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이달 25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20위권에는 HD현대중공업(7위), 한화오션(13위), HD한국조선해양(18위) 등 조선주가 줄줄이 이름을 올렸다.
1월만 해도 해당 종목들의 시총 순위는 각각 11위, 33위, 24위에 불과했지만 모두 순위가 껑충 뛰었다.
코스닥에서도 마찬가지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관세 정책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평가되는 제약·바이오,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약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중심 바이오주는 관세 사정권에서 벗어난 데다 기술 이전 소식이 부각되면서 투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 시총 10위권 내 제약·바이오 종목만 이달 25일 기준 7종목에 달한다.
시총 8위였던 리가켐바이오 시총은 6위로, 8위와 9위였던 휴젤과 클래시스는 각각 6위와 7위로 올라섰고, 순위권 밖이던 펩트론과 파마리서치는 9위와 10위로 올라섰다.
조민규 신한투자증권연구원은 "K-바이오는 빅파마와의 기술이전에 따른 리레이팅(재평가)이 지속되며 코스닥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엔터는 미국의 고율 관세로부터 자유로운데다 중국에서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중국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는 섹터다.
1월초 시총 24위였던 에스엠엔터테이먼트는 4개월여 만에 시총 15위로 훌쩍 올라섰고, JYP엔터 역시 16위에서 14위로 시총 순위가 뛰었다.
반면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주와 반도체 종목들의 시총 순위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뒤로 밀렸다.
기아의 시총은 지난 1월 코스피 시총 5위에서 4월 9위까지 밀려났고, 현대모비스는 13위에서 15위로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도 시총 상위권에 포진하며 대표 반도체주로 꼽혔던 리노공업의 시총은 10위에서 14위로 밀려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관세 무풍지대 중심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조선·방산 등 관세 정책과 무관한 섹터가 주도주 역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무차별적인 자동차 수입 관세 강화는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할 가능성이 여전히 적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의 자동차 관세 발표 이후 급락했던 국내 자동차 및 부품 종목이 단기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