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잔액 100조5769억원금리하락·소극적인 대출 영업에 … 4개월 연속 하락세"건전한 다운사이징 주력 … 자산·부채 균형 중요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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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중앙회
    시중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력이 줄어들면서 저축은행 수신잔액 감소세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덩치보다는 내실"이라며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 대손비용을 줄이는 것이 수익성 개선에 더 효율적이란 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수신고 줄어도 … 저축은행, 예금금리 인상엔 인색

    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0조5769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월 수신잔고(101조8154억원)보다 1조2385억원(1.2%) 감소한 수치다.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지난해 10월 103조5989억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근 저축은행 예금금리마저 2%대로 내려앉았고, 자금 이탈이 가속화되는 흐름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수신잔액은 다시 10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업권은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저축은행은 2021년 12월 이후 3년여간 100조원대의 수신잔액을 꾸준히 유지했다가 지난해 7월 99조9128억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저축은행은 잇따라 예금금리를 올리고 한 달만에 100조원대의 수신고를 회복했다.

    ◇"고금리 수신, 조달비용 부담 가중 … 마땅한 투자처 물색도 난항"

    수신잔액이 줄어드는 것은 저축은행업권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보수적인 영업 전략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금리하락과 부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여파로 대출 확대가 어려워졌고 그만큼 예금 유치의 필요성이 낮아진 것이다. 또한 고금리의 수신은 곧 저축은행의 부채 상승으로 이어져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연체율은 8.52%로 전년말(6.55%) 대비 1.97%p 상승했으며 2015년 말(9.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0.66%로 전년말(7.75%)보다 2.91%p 올랐다.

    이에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지난 3월 말 연임에 성공하면서 PF 리스크 축소와 건전성 제고, 업권의 신뢰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하지만 수신잔고에 경고등이 켜지자 최근 들어 하나둘씩 예금금리를 높이는 저축은행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 자산규모 1위인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p 인상했다.

    키움저축은행도 지난달 23일 '더 키움 파킹통장' 금리를 최고 연 2.85%로 인상하는 등 고객 유치와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다만 당분간 이와 같은 금리 인상 움직임이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상 자금을 제대로 운용할 투자처를 찾기가 마땅치 않고 올해도 연체율 상승세가 불가피한 만큼 대출 영업을 확대하기는 어렵다"며 "고금리 수신은 조달비용 부담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현재로선 자산과 부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건전성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서 대손비용을 줄이는 것이 수익을 개선하는 데 더 중요하기 때문에 업권에선 당분간 '건전한 다운사이징' 전략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