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대외 불확실성 따른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부진 추정회사 측 “적정평가 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 재추진할 것”대형 공모주 잇단 상장 철회 … IPO 시장 투심 악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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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글로벌로지스
    DN그룹 공작기계 제조사 DN솔루션즈에 이어 롯데그룹 물류기업 롯데글로벌로지스가 기업공개(IPO) 절차를 철회하기로 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전쟁 등 높아진 대외 불확실성으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낸 영향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금융위원회에 철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를 잠정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 등으로 회사의 가치를 적정하게 평가받기 어려운 상황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국제특송, 공급망 관리(SCM), 포워딩 등의 사업을 전개하며 모바일 기반 IT 시스템을 활용한 라스트마일(Last-mil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매출은 3조57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익은 902억원으로 41.1%나 증가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오는 12~13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1500~1만3500원으로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4789억~5622억원이었다. 공모 예정 금액은 밴드 상단 기준 2017억원으로 신주 모집과 구주 매출이 각 50%씩이다.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자금은 택배 인프라 확충과 스마트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에 활용할 계획이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던 시장의 예상과 달리 몸값을 낮춰 잡았던 만큼 무난히 상장 절차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 24∼30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공모 예상가가 희망가를 밑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참여도가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DN솔루션즈가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DN솔루션즈는 철회신고서를 내고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현재와 같은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당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최근 대형 공모주들이 잇달아 IPO 계획을 연기하면서 상장 추진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상 대형 공모주들은 상장 과정이 IPO 시장의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며 “최근 국내 IPO 시장 대어급 기업으로 꼽혔던 곳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한 점은 상장을 추진 중인 다른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적정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그룹 내 사업 시너지 기반으로 안정적 사업 구조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수익성 확보 및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때 상장 재추진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