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면제 검토는 기존 입장 되풀이 지속정치권 압박, 8일 청문회 최태원 회장 출석면제 조치 시행 시 가입자 급감 우려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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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이 무상 유심 교체와 T월드 매장 신규가입 중단 결정과 다르게 위약금 면제는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가입자들과 정치권의 요구에 따라 타사로 번호이동하는 고객에게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해킹 피해를 최초로 인식한 이후 열흘만인 같은 달 28일부터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유심 무상교체를 시작했다. 지난 5일부터는 전국 2600개 T월드 매장에서 교체 유심 부족현상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모집을 중단했다.

    해당 결정은 가입자들이 유심보호서비스만으로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정부가 기존 가입자의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신속한 결정이 이뤄졌다. 다만 SK텔레콤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서 기존과 같은 입장을 되풀이하는 모습이다.

    앞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위약금은 복잡한 문제로 법무 검토를 포함한 종합 검토를 거치고 있다”며 “내부 검토 이후에도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매일 이뤄진 일일 브리핑에서도 위약금 면제와 관련된 답변은 해당 입장을 벗어난 것이 없는 상황이다.

    위약금은 가입자가 단말 구매나 요금제에 가입할 때 약정을 조건으로 공시지원금과 할인을 지원받은 후 약정 기간을 채우지 않고 해지할 때 발생하는 반환금이다. 직접 단말을 구입해서 약정이 없는 요금제를 가입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가입자는 공시지원금이나 약정할인을 받아 해지 시 위약금이 발생한다.

    정치권에서는 귀책 사유가 SK텔레콤에 있는 만큼 번호이동 위약금이 면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위약금 면제에 대한 의원들의 압박이 이어졌다. 유 대표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자 과방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8일 열릴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선뜻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면제 조치 시행 시 가입자 수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4월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은 23만7000명으로 전월 대비 약 87% 증가했다. 신규 가입이 중단된 상태에서 위약금 면제가 현실화될 경우 가입자 이탈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SK텔레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자는 5일 9시 기준 2218만명을 넘겼고 유심 교체 가입자 수는 약 100만명이다. SK텔레콤은 5월 중순 이후 로밍요금제 이용자의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이 가능해지고, 교체용 유심 물량 부족 현상도 해소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