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미국, 이날 첫 양자무역 협상 나서트럼프 행정부, 베트남에 42% 상호관세 부과 … 90일 유예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내년 완공 … 수출 전초기지베트남 대미 관세 협상에 '촉각'
  • ▲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조경도ⓒ하이트진로
    ▲ 하이트진로 베트남 공장 조경도ⓒ하이트진로
    베트남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돌입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해외 첫 생산기지 구축에 나선 하이트진로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이날부터 미국과 양자 무역에 관한 첫 번째 협상에 나선다. 이를 위해 지난 1일 대표단이 미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은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인해 46%의 관세가 책정됐다.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제품에 해당 관세가 적용되는 것.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결정하고 그 기간 동안 각국과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는 처음 상호관세 발표 이후 성명을 통해 ‘미국산 제품 관세를 0%로 하겠다’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 특성상 상호관세가 직접적인 타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현재는 관세 유예로 인해 기존 관세가 유지되지만, 오는 7월까지 베트남과 미국의 관세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46% 관세는 고스란히 적용된다. 한국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지리적 위치 등으로 수출용 전진기지로 삼았던 국내 기업들은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소주의 세계화를 위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는 관세 협상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박닌성에 축구장 11배 크기인 8만2083㎡(2만5000여평) 부지에 첨단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약 1060억원을 투자한 해당 공장은 오는 2026년 완공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수출 전초기지로 활용된다. 이곳에서는 연간 500만 상자의 주류가 생산될 예정이다.

    현재 베트남의 대미 주류의 경우 HS 코드 기준 ‘용기당 4리터를 초과하지 않는 증류주, 리큐르 및 그 밖의 주정음료’는 관세가 없다. 1갤런당 약 13달러의 연방주세에 추가로 46%의 상호관세가 얹어지면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소주의 가격 경쟁력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하이트진로는 성장이 둔화된 내수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소주와 기타제재주(과일소주 등) 수출액은 1534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가량 성장했다. 비중 역시 11%로 늘어났다.

    미국은 하이트진로의 주요 전략 시장 중 하나다. 지난 2020년 250억원이었던 매출은 2021년 349억원, 2022년 491억원, 2023년 632억원, 지난해 652억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관세와 관련해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다만 현지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