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1조1000억원 … 1년 새 47% 감소"이르면 2분기 성과" … HBM 고객 확보 승부수가시적 성과 아직 … CXL 경쟁력 확보 등 숙제
  • ▲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겸 부회장ⓒ삼성전자
    ▲ 전영현 삼성전자 DS 부문장 겸 부회장ⓒ삼성전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이달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완제품(DX)이 선전하며 삼성전자 실적을 이끄는 가운데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올해 1분기 부진한 성적을 낸 가운데 전 부회장은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엔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되찾아 실적을 회복하겠단 계획이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전 부회장은 오는 21일 DS 부문장 취임 1주년을 맞이 한다. 전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반도체 부문 구원투수로 등판한 뒤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됐다. HBM 주도권을 빼앗기며 반도체 최고 위상을 뺏긴 삼성전자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서다. 

    다만 1년이 흐른 지금 반도체 부문이 큰 성과를 내지 못하며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 DS는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47% 하락한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파운드리, 시스템LSI 적자가 심화되는 가운데 지난해 대중 수출로 실적 호조를 이끌었던 메모리 반도체 마저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 ▲ 삼성전자의 36GB 12단 HBM3Eⓒ삼성전자
    ▲ 삼성전자의 36GB 12단 HBM3Eⓒ삼성전자
    대외적으로 알려진 HBM 고객사 확보 성과도 미진하다. 앞서 전 부회장은 HBM 주도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여러 차례 약속했다. 전 부회장은 '근원 경쟁력'을 회복해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도 HBM 시장 초기 대응이 미흡한 점을 인정하며 "빠르면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HBME3 12단 제품(5세대)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엔비디아를 포함한 미국 빅테크 기업의 퀄테스트 통과가 지연되며 HBM 매출은 반등하지 못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앞선 퀄테스트에 성능 이슈로 통과하지 못한 뒤 최근 설계를 개선한 HBM4 제품으로 다시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부회장은 기술력 기반의 '근원적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파운드리에서 2나노 GAA 공정 수율 개선과 안전화에 집중하는 한편, 주요 고객사에 개선된 HBM3E 샘플을 공급해 2분기엔 신규 고객사 성과를 내겠단 구상이다. 고객사 니즈에 맞춘 커스텀 HBM(HBM4·HBM4E)를 통한 시장 경쟁력 확대도 점치고 있다.
  •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삼성전자
    특히 전 부회장은 '차세대 HBM'이라 불리는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HBM에서 처참히 패배한 만큼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CXL에서 만큼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CXL는 CPU(중앙처리장치)와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연결해 '메모리 풀링'을 제공,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D램 솔루션이다. SK하이닉스가 HBM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 삼성전자는 CXL에서 경쟁사에 비해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한 뒤 지난해 CXL 2.0을 지원하는 128GB D램 제품에 대한 고객 인증을 마친 뒤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기술력을 기반한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개선된 제품을 곧 소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 HBM4 스탠다드 제품 양산을 시작해 내년 초부턴 메모리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