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2022년 우주사업 추진 선언 … 보령제약→보령 사명 변경우주의학 생태계 조성 목표 … 휴먼인스페이스 챌린지 진행중우리나라도 우주서 연구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 확보 목표
  • ▲ 8일 임동주 보령 전략투자본부 본부장 겸 브랙스스페이스 대표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8일 임동주 보령 전략투자본부 본부장 겸 브랙스스페이스 대표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설명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국내 제약사 최초로 우주사업을 추진한 보령이 '우주의학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임동주 보령 전략투자본부 본부장 겸 브렉스스페이스(BRAX Space) 대표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5' 콘퍼런스에서 "우주의학 생태계를 자생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보령은 2022년 기존 사명 '보령제약'에서 '제약'을 뺀 뒤, 그룹명 '보령'으로 변경하고 우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국 민간 우주정거장 기업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양사 공동 출자로 합작법인 '브렉스스페이스'를 설립했다. 브렉스는 보령(BR)과 액시엄(AX)의 머리글자를 따온 명칭으로, 지분은 51대 49로 구성됐다.

    임 본부장은 "현재 우주 분야에서도 우주의학 투자는 많지 않으며, 생태계 자체가 누군가 일방적으로 자금을 투입해야만 돌아가는 구조"라며 "이를 자생 가능한 생태계로 만들기 위해 플랫폼부터 조성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보령은 우주 헬스케어 기술을 발굴하는 '휴먼인스페이스(Human In Space)'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임 본부장은 "여러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플랫폼 확보가 필요하다”며 “액시엄과의 협력 및 휴먼인스페이스 프로그램을 통해 랩 오퍼레이션과 극미중력(microgravity) 환경에서의 연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령은 우주에서의 헬스 리스크, 특히 인간의 생리적·정신적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지구와 가까운 환경에서는 나사(NASA)도 주요 리스크와 해결법을 알고 있지만, 심우주로 갈수록 알려진 문제조차 해결법이 없고, 아예 리스크 자체를 모르는 영역도 존재한다"며 "나사조차 해법을 모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오히려 이 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이를 바탕으로 2022년부터 '휴먼인스페이스 챌린지'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우주 내 다양한 건강 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가진 국내외 스타트업과 연구자를 발굴하는 경진대회다. 

    임 본부장은 "기본적으로는 우주인들이 직면할 리스크를 정의하고 이를 해결하는 기술을 찾는 것이며, 동시에 극미중력 환경에서 암, 노화, 정신건강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보령은 나사를 비롯해 하버드대, 카이스트, 관련 스타트업 등 50개 이상의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연구뿐만 아니라 기술검증 및 상용화 가능성도 함께 검토 중이다.

    임 본부장은 "우주에서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과 플랫폼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ISS(국제우주정거장)가 2030년 퇴역을 앞두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ISS를 건설한 15개국에 포함되지 않아 접근 권한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권한이 상업 기업으로 이전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령의 목표는 우리나라가 자체 우주 연구 플랫폼, 즉 우주 정거장 게이트웨이를 확보하는 것이다. 

    임 본부장은 "우리나라 회사가 자산으로 보유한 모듈이 존재해야 대한민국이 우주에 갈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며 "보령이 글로벌 인프라를 확보해 두면 제2, 제3의 한국 우주인들이 과학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