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동안 비공개" 신중 모드 … 트럼프 "많은 합의"美中 무역전쟁 끝낼 전환점 될까 … 2차 회담이 분수령
-
- ▲ ⓒ챗GPT
미국과 중국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8시간 넘게 마라통 무역협상을 가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많은 합의가 있었다”며 협상 진전을 예고했다.양국은 11일 협상을 속개하며, ‘145% 대 125%’의 초고율 관세 전쟁에 돌파구가 열릴지 주목된다.1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직후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중국과 매우 좋은 회담이 있었고, 많은 것이 논의됐으며 많은 것에 동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미·중 무역관계를 완전히 리셋(재설정)하는 협상이었다”며 “미국 업계를 위해 중국 시장이 열리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호 관세 인하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는 전날 “80% 관세가 적절하다”고 언급했으며, 미 언론들은 미국 측이 50%대 인하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협상은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를 수석대표로 한 양측 협상단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세계무역기구(WTO) 본부 인근 스위스 대사관저에서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통상적인 수석대표 모두발언조차 생략될 정도로 민감성이 반영됐다.◇美 “시장 개방 전제” … 中 “관세전쟁 결자해지하라”회의 종료 직후에도 양측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AP통신은 “진전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징후는 없지만, 협상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보도했다.양측은 첫날 회담에서 각자의 기본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은 “관세전쟁은 미국이 먼저 시작했다”며, 미국의 선제적인 관세 철회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자국 시장을 더 개방하고 희토류 수출 통제 등을 철회해야 관세 인하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이번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왕샤오훙 공안부장이 참석했다. 왕 부장의 참석은 중국산 펜타닐 원료 밀수출 문제 등 비관세 사안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는 신호로 해석된다.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하루 전에도 “10%가 기본 관세율”이라면서도 “특별한 무언가를 해준다면 예외를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상당한 양보를 할 경우 관세 인하 폭이 10% 이하로도 내려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현재 미국은 중국에 대해 145%의 고율 관세를, 중국은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치킨 게임’ 양상을 이어오고 있다.◇WTO 앞에서 열린 협상 … 中, 美 보호무역에 ‘정면 반격’ 메시지?양국이 회담 장소로 자유무역의 상징인 WTO 본부 인근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중국이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를 견제하고, ‘자유무역 수호자’ 프레임을 선점하려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번 협상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장관급의 첫 직접 대면이었던 만큼, 구체적인 성과보다는 관세 인하 논의의 물꼬를 트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뉴욕타임스는 “협상의 중요성은 크지만, 실질적 돌파구는 기대하기 어렵다”며 “양측의 요구 조건을 확인하고 협상 구도를 정립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역시 “서로를 약하게 보이게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양국의 장기적 신경전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