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 … 신라·신세계도 적자폭 줄여희망퇴직·점포 축소 등 체질 개선 본격화 … 중국 단체관광객 효과바닥 찍고 반등 기대 속 변수 여전 … 고환율·수요 회복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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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뉴데일리DB
극심한 불황에 시달려온 면세업계가 올해 1분기부터 실적 개선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구조조정과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의존 탈피 등 각사 체질개선 노력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는 2023년 2분기부터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만 143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1분기에 흑자를 기록하면 7개 분기 만에 실적이 플러스로 돌아서는 셈이다.
업계는 롯데의 흑자 전환을 다이궁 손절 효과로 보고 있다. 다이궁은 면세점에서 대량 구매 후 가격의 30~40%에 달하는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면세점은 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면서 매출은 줄었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6월 단행한 희망퇴직과 임원 급여 삭감 등 비용 절감도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탰다.
다른 주요 면세점들도 적자 폭을 눈에 띄게 줄였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1분기 영업손실이 50억원으로 전 분기(439억원)보다 대폭 축소됐다.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만 40세 이상 또는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공항 임차료 조정 및 비효율 도매 매출 감축도 병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영업손실이 23억원으로 전 분기(345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지난해 11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수익성이 낮은 부산 시내면세점에서 철수했다.
현대면세점은 1분기 적자가 19억원으로 줄었다. 전 분기(51억원)보다 개선된 수치다. 현대는 지난달 희망퇴직에 이어, 오는 7월까지 서울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삼성동 무역센터점 매장도 축소하는 등 고강도 효율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신라아이파크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지난 1~2월 3만명, 34월 현재까지 7만명 등 총 10만명의 중국 단체 관광객이 방문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
- ▲ ⓒ신라면세점
업계에서는 올해 면세 시장이 바닥을 찍고 점진적 반등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오는 3분기부터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비자 면제를 추진 중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단체관광객 대상 비자 면제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국내 관광 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층이다. 지난해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469만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8.2%를 차지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면세점의 다이궁 거래 중단 등 업계의 노력으로 시내점 부문 수익성이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면세업이 저점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존재한다. 고물가와 고환율 등 여건이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1인당 면세점 구매액은 45만7000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7만9000원)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은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지만 수요 회복세는 아직 유의미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중국의 소비 부양책 기대는 있지만 면세점 업계까지 온기가 퍼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