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이르면 다음달 중순 예비입찰 돌입하나금융, 롯데카드 인수 시 비은행 기여도 20% 확대사모펀드 규제 기조 속 금융지주 인수 승인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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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 작업에 다시 착수한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유력 인수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카드를 품을 경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 몸값 2조원대로 낮춰 조기 회수 노려

    14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달 초 주요 금융지주사 등 잠재 인수 후보들에게 회사소개서(티저레터)를 발송하고, 공개 매각 일정을 안내했다. 이르면 다음달 중순부터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매각 절차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는 2019년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전체 기업가치는 약 1조7000억원으로 평가됐다.

    MBK파트너스는 인수 3년 뒤인 2022년 JP모건을 주관사로 첫 매각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하나금융지주와 KT 등 잠재 매수자가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3조원에 달하는 희망 매각가와 급변한 대외 환경이 발목을 잡았다.

    이후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UB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다시 경영권 매각을 준비해왔다. 이번에는 몸값을 2조원대로 낮추며 실질적인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이 희망 가격을 현실화한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와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MBK가 높은 수익보다는 조기 회수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의 롯데카드 보유 기간이 5년 차에 접어든 만큼 사모펀드 특성상 투자금 회수 시점이 도래했다는 점도 매각 재추진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 인수 유력 … 비은행 확대·점유율 상승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롯데카드 매각이 본격화되면서, 인수 후보군 가운데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카드 시장 점유율과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가 경쟁사 대비 낮아 이번 인수를 통해 전략적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카드는 최근 실적과 건전성 지표 모두에서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72억원으로 전년 대비 62.6% 급감했다.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에 따른 일회성 이익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폭은 18.9% 수준이다. 1분기 기준 고객 수는 867만명으로 업계 5위다.

    지난해 연체율은 1.77%로 소폭 개선됐지만,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66%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자산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다.

    하나금융은 비은행 부문 실적 기여도가 10%대에 그치고 있으며 카드 시장 점유율 역시 높지 않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 점유율은 약 16%로 확대되며 KB국민카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서게 된다. 동시에 비은행 실적 비중도 20%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해 금융당국의 인수 승인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사태와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해보험의 건전성 이슈로 인해, 당국은 사모펀드가 소유한 금융회사에 대해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금융지주가 인수 주체로 나서는 구조는 승인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보다 매각 희망가가 낮아진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보강하고 싶은 금융지주 입장에선 충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매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