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하 스마트폰 제조국, 인도만 반등애플·삼성·모토로라, 관세 선제 대응전체 매출 약 30%가 미주 수출서 발생삼성 노이다, 플래그십 사양도 생산 가능
  • ▲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삼성전자
    ▲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삼성전자
    삼성전자가 1분기 미국으로 수출하는 갤럭시의 인도 생산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라 주요 제품 생산지 이전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지만 실제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미주 지역 수출액이 전체 매출 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은 만큼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트리서치포인트에 따르면 1분기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의 제조국별 비중은 중국(52%), 인도(26%), 베트남(21%) 순으로 집계됐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중국 제조 비중은 56%에서 52%로 4%포인트(p) 감소했고, 베트남 생산 비중도 27%에서 21%로 6%p 줄었다. 반면 인도 생산 비중은 16%에서 26%로 10%p 증가했다. 즉, 1분기 미국으로 출하된 스마트폰 10대 중 3대 가량이 인도에서 생산됐다는 말이다. 

    주요 제조사별로 보면 애플·삼성·모토로라 모두 인도에서 미국으로의 출하량이 증가했다.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 후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선제적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작년 4월부터 3월까지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물량은 총 220억달러(공장 출고가 기준)어치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60% 증가한 수준이다. 애플은 그간 아이폰 전체 생산량의 약 80%를 중국에서 생산해왔는데, 중국이 관세의 직접 타깃이 되면서 인도 생산 비중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모토로라 또한 인도에서의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세 배 가까이 늘렸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16 등 중저가 모델의 인도 생산물량을 늘린 것으로 알려진다.  

    그간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으로 삼성전자가 주력 제품 일부 물량에 대해 생산지 이전을 고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실제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와 관련 “주요국 통상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관련 국가들과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강점인 다수의 글로벌 생산 거점과 고객 관리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필요한 상황에 빠르게 대처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타이응우옌 공장에서 자사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생산해왔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갤럭시 Z폴드, 갤럭시 Z플립 등 플래그십 제품을 포함해 연간 1억 대 이상이다. 

    그러나 지난달 초 상호관세 발표 당시 베트남에 46%의 관세율이 매겨지면서 삼성전자의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다. 인도의 경우 베트남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26%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이에 삼성전자가 선제적으로 인도 공장 생산물량을 늘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당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베트남 중심의 기존 공급망에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인도 공장의 생산 능력, 부품 조달, 인력 숙련도 등이 베트남 공장에 비해 뒤쳐지는 만큼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미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발 빠르게 생산 물량 비율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 연간 전체 매출액 209조522억원의 약 30%인 61조3533억원이 미주로 수출한 금액이었다. 

    업계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삼성전자의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몇 년간 인도 노이다 공장의 대규모 생산시설에 꾸준한 투자를 진행한 덕에 현재는 갤럭시 A, 갤럭시 F, 갤럭시 M 모델은 물론 S25 시리즈와 폴더블 기기 등 최신 플래그십 휴대폰까지 생산이 가능한 상황이다. 중저가 모델 외 플래그십 모델의 인도 생산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의 경우 초기에는 중저가 라인이 대부분이었지만 2023년부터 플래그십 사양의 스마트폰도 생산하고 있다”면서 “아이폰 생산 물량 대부분이 중국에 치중돼있는 애플보다 생산 물량 조절이 수월해 공급망을 더욱 유연하게 가져갈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