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한국산 중고 VLCC 최소 6척 구매"한국 선박은 전략자산 … 트럼프 제재 때문"美, 중국산 선박에 부과한 입항료 피하려는 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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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VLCCⓒ현대중공업
중국 기업들이 한국산 중고 선박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선박에 제재를 가하면서 중고 시장에서도 K-선박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16일 S&P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올해 중고 VLCC(초대형 원유 운반선)를 최소 10척 구매했는데, 이중 6척이 한국산인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업계 관계자는 "VLCC는 대당 1억3000만달러(1815억원)로 가격이 매우 비싸다"며 "중국 기업들이 18~20년 정도 연식의 중고 선박을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계약들을 보면 중국 기업들은 중고 VLCC를 3분의1 가격인 3700만달러~4700만달러 정도에 매입하고 있다.S&P는 중국 기업들이 중동이나 인도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여기서 한국산 중고 선박을 매입 및 운영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만들었거나,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때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이를 회피하려는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중고 선박 시장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다.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종전과 이라 핵 합의를 추진하는 것도 중고 선박 시장에 불을 지피고 있다. 양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풀릴 경우 러시아산,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대거 풀리게 되고, 이를 운송할 선박들이 필요하다.이때 저렴하게 한국산 중고 선박을 미리 사놓은 중국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에너지 흐름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게 S&P의 설명이다.S&P는 "한국산 중고 선박들이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산 중고 선박에 프리미엄이 붙자 신조선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산 중고 선박의 가격 방어력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입증되면서 국내 조선 업체들은 향후 가격을 인상하는 데 부담이 덜해질 전망이다.중국을 제외하면 한국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에 선박 발주가 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이미 일감을 3년치 이상 확보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의 명분은 충분하다는 게 업계 목소리다.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자국의 조선업 부흥을 원하고, 중국에 대한 제재는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원자재, 인건비 등에서 저렴한 중국 선박에 대한 발주의 방향이 한국으로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