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산 수입 중단 여파에 패티 공급 차질자영업자 "가격 두 배 뛰어" … 일부 가맹점 구성 변경국내산 닭다리도 부족 … 가맹점주들 영업 차질 시위도
  • ▲ 브라질닭 ⓒ연합
    ▲ 브라질닭 ⓒ연합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닭고기 수급난으로 비상등이 켜졌다. 글로벌 수입 제한과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 등이 겹치면서 제품 공급 조절과 메뉴 구성 변경 등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버거 프랜차이즈 뉴욕버거는 최근 가맹점에 원료수급의 어려움으로 패티재고 관리를 위해 발주 조정이 있을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현재 수입산 닭고기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치킨 패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원료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며 이 같은 흐름은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최소 2~3개월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어 "가맹점주와 고객에게 원가 부담을 전가하지 않도록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는 세계 최대 가금류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HPAI)가 발생하면서 촉발됐다. 정부는 브라질산 종란, 식용란, 초생추(병아리), 가금육 및 가금 생산물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브라질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닭고기 생산국이자 최대 수출국으로 상업용 양계시설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브라질산 닭고기는 15만8000톤(t)으로, 전체 수입량(18만3600t)의 86.1%를 차지한다. 국내 닭고기 소비량(80만1600t)의 약 20%도 브라질산이다.

    이렇다보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브라질 닭 사태 이후 kg당 5500원이던 게 9000원까지 올랐다", "7000원이었는데 다음 주부터 9000원으로 인상된다고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업체는 닭고기 메뉴를 줄이거나, 수입산 변경, 가격 인상 등을 검토 중이다.
  • ▲ ⓒ교촌치킨
    ▲ ⓒ교촌치킨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도 원육 수급난에 대응해 제품 구성을 한시적으로 조정했다. 국내산 닭고기를 사용하는 브랜드지만 특정 부위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콤보 제품의 구성 일부를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교촌치킨은 최근 닭다리 원육 수급이 어려워 기존에 4개 제공되던 콤보 메뉴의 닭다리를 3개로 줄이고 대신 날개(윙/봉)를 추가해 전체 중량은 유지하고 있다.

    일부 가맹점들은 지난해 말부터 닭다리 등 특정 부위 수급 불안정으로 영업에 차질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다. 실제 지난 3월 일부 점주들이 본사 앞에서 원육 공급 안정화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공급 모두 불안정한 상황이라 유통과 업계를 중심으로 연쇄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봤다.

    한편 정부는 수급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와의 협의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육가공협회에 브라질 외 국가에서 수입 가능한 닭고기 물량과 단가를 이번 주까지 취합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토대로 태국 등 대체 수입선 확보와 국내 공급 확대를 포함한 수급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육계협회도 주요 육계 계열화 사업체에 생산 확대를 요청했다. 하림, 마니커, 참프레, 올품, 동우팜투테이블, 한강식품 등이 협조 대상이다. 이 가운데 하림은 5∼6월 육계 출하량을 전년 동기 대비 105%, 7∼8월엔 110%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