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본더 엔지니어 한달 만에 복귀CS 엔지니어, 이천사업장 업무 재개430억원 수주 … 10일간 협의 끝 갈등 봉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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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반도체가 지난달 중순 철수시켰던 TC본더 CS(고객지원) 엔지니어들을 약 한달 만에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 다시 파견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망을 둘러싸고 불거졌던 양사 간 갈등이 봉합된 신호로 해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한미반도체의 CS 엔지니어들은 SK하이닉스 이천사업장에서 업무를 재개했다.

    한미반도체 측은 "철수했던 인력이 다시 이천으로 파견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정은 지난주 중 한미반도체 경영진 차원에서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로 그간 수면 위로 드러났던 TC본더 공급과 관련한 양사 간 갈등도 일단락될 가능성이 커졌다.

    TC본더는 HBM 생산 공정으로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적층할 때 필요한 장비다. SK하이닉스는 이 공정에서 '매스리플로-몰디드언더필(MR-MUF)' 기술을 활용해 D램 사이를 접합하는데 이 공정을 수행하기 전 D램을 일정한 간격으로 쌓고 고정시키는 작업을 한다.

    작년까지만 해도 SK하이닉스의 HBM 생산라인에는 한미반도체의 TC본더가 주로 사용됐으나 올해 들어 SK하이닉스가 한화세미텍 장비에 대해 퀄(공급 승인)을 부여하면서 공급처 다변화에 나섰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3월 첫 TC본더 수주 소식을 전한 뒤 이번 기사 작성 시점까지 약 15대의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공급망 변화에 불만을 품은 한미반도체는 HBM 라인에서 자사 CS 엔지니어들을 전격 철수시키는 강수를 두며 양사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SK하이닉스가 약 430억원 규모의 TC본더 장비를 한미반도체에 발주하면서 분위기는 전환됐다. 이후 양사는 엔지니어 재파견 여부를 놓고 협의를 이어갔고, 10여일 만에 파견 재개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가 일단락됨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의 TC본더 수급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총 80대 규모의 TC본더를 발주할 계획이며,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이를 분담할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TC본더 추가 발주가 계획돼 있지만 현재는 SK하이닉스가 양 측에 수주를 골고루 나눠주며 갈등이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수급 전략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