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미분양 4709가구…시장침체·과잉공급 여파지역 종합건설사 1년만 34곳↓…"대구보다 심각"동원개발 영업익 82% 급감…삼정기업 법정관리3년전 분양단지 아직 '텅텅'…"조기 할인분양도"
  • 부산 부동산시장에 거센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시장침체와 과잉공급으로 미분양 물량이 다수 적체되면서 지역기반 건설사들의 재무건전성에도 금이 가고 있다. 하반기까지 쌓인 미분양을 털어내지 못해 '악성물량'이 늘어날 경우 지역 건설사들의 '돈맥경화'도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30일 국토교통부와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부산 미분양주택은 4709가구로 직전월 4489가구대비 220가구(4.9%) 늘었다.

    특히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이 2462가구로 △대구 3776가구 △경북 3308가구 △경남 3176가구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많았다.

    이는 짧은 기간에 신축아파트가 과잉공급된 영향이 크다.

    시장에선 부산의 연간 아파트 적정수요를 1만6200가구 안팎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연평균 약 2만9000가구가 공급되면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초래했다.

    최근 분양성적도 '참패'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부산에 공급된 10개단지 가운데 1·2순위청약에서 모집인원을 모두 채운 건 단 한곳 뿐이다.

    더 큰 문제는 후속 공급예정물량이 다수 남아있는 탓에 미분양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R114 조사결과 당장 내달에만 부산에 4075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시장에선 대구수준으로 지역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 시장침제가 장기화되면서 부산소재 건설사들도 위기에 직면했다.

    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기준 부산소재 종합건설업체수는 총 922곳으로 전년동기 956건대비 34곳 줄었다.

    가라앉은 시장 탓에 신규등록보다 폐업건수가 늘면서 전체 건설사수 감소로 이어진 것이다.

    대규모 미분양사태를 겪고 있는 대구 경우 같은기간 647곳에서 626곳으로 21곳 감소했다. 이같은 통계는 이미 부산 건설시장이 대구이상으로 침체돼있음을 보여준다.

    '부산 1위' 동원개발(시공능력평가 31위)도 실적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1분기 누적매출은 909억원으로 전년동기 1727억원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영업이익도 45억원으로 전년동기 247억원대비 81.8% 급감했다.
     
    부산 2위 HJ중공업(36위)도 1분기 영업이익이 54억원으로 전년동기 119억원대비 54.6% 하락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지난해엔 신태양건설(105위), 올해엔 삼정기업(114위)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그외 시평순위가 잡히지 않는 만풍건설, 신유건설 등 중소건설사도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 법원으로부터 '포괄적 금지명령' 조치를 받는 등 건설시장 전반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은 분양한지 3개월도 채 되지 않은 단지가 할인분양을 고려하는 등 시장이 완전히 가라앉은 상황"이라며 "특히 중견·중소사 단지 경우 3년전 분양물량이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있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