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집행부 전원이 그만두겠다고 한 까닭은

최근 삼성전자 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집행부가 임기 9개월을 남기고 전원 사임했다.

노조 내부 갈등과 집행부 공백으로 인해, 노사 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이달 중 마련하기로 했던 성과급 제도 및 복리후생 개선안에 차질이 예상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손우목 전삼노 3기 위원장은 지난 4일 조합 홈페이지에 ‘3기 임원 사임 입장문’을 올리며 “내년 임금 교섭과 4기 위원장 선거 일정이 겹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집행부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책임 있게 물러난다”고 밝혔다. 기존 3기 임원 임기는 내년 3월까지였으며, 4기 선거는 올해 9월 예정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돌연 사임은 최근 사측과 집행부 간 ‘2025년 임금·단체협약’ 이면합의 의혹으로 촉발된 노조 내 갈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노사는 3월 평균 임금 인상률 5.1%를 골자로 한 협약을 체결했으나, 집행부가 사측과 별도로 상임집행부 대상 성과인상률을 더 높게 책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조 내부에서 반발이 일었다.

집행부는 “새로운 집행부 모집과 조합 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으나, 조합원 탈퇴가 이어지며 조합원 수는 3월 3만6000명에서 5월 말 기준 3만600명으로 급감했다.

신임 집행부가 출범하기까지 3개월 이상 남은 만큼 전삼노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조합 안정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장미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집행부가 신뢰와 소통 문제에 책임을 통감하며 물러났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4월부터 성과급 제도 개선 TF와 선택적 복리후생 TF를 운영해왔으나, 이번 집행부 공백으로 TF 운영과 이달 내 개선안 마련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사는 매주 화요일 격주로 TF 회의를 열어 6월까지 개선안을 완성할 계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