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사망…전면전 확대 우려현지정세 악화시 중동 발주 감소·프로젝트 지연 가능성유가·환율 상승→자재값 인상→해외수익 저하 전망도
  • ▲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 시내에 불길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정세가 또다시 격랑으로 빠져들자 건설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과 핵과학자, 민간인 등이 다수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자 업계 내부에선 전면전 확대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확전이 현실화할 경우 현지정세 악화로 인한 신규발주 및 수주 감소, 원자재값과 공사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감소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날 새벽 이란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한 표적 수십곳을 선제타격하면서 중동지역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정세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건설업계도 바짝 긴장한 분위기다. 

    공습 이후 이란 현지에 지사를 둔 건설사 직원이 철수중인 것 외에는 아직 확인된 피해사례는 없다. 다만 양국간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건설사들의 중동수주에도 상당한 악형향을 끼칠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관건은 전면전 확대 여부"라며 "확전이 현실화될 경우 인근 중동 산유국들의 신규사업 발주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가 폭등으로 운송료나 자재값이 뛸 경우 해외사업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부연했다.

    더군나나 중동지역은 저유가 여파로 이미 발주와 수주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통계를 보면 1~5월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계약액은 56억달러로 전년동기 100억원대비 44% 급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재정균형유가에 훨씬 못미치는 국제유가 탓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이 악화돼 정유·화학·산업 플랜트부문 지출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현지정세까지 악화되면 중동산유국들이 방산부문 투자를 늘리고 플랜트부문은 예산 배정을 더욱 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분쟁이 격화되면서 원유값이 뛰어도 산유국들의 보수적 지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부담도 건설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13일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장대비 10.10% 오른 배럴당 74.9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날 대비 9.71% 오른 76.1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도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중이다. 13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1358.7원대비 10.9원 오른 1369.6원에 마감했다.

    통상 유가와 환율 상승은 석유와 유연탄, 철광석 등 필수원자재 수입가격을 높여 자재값과 공사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북미나 유럽, 중앙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중동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불안정한 현지정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경우 정부가 세운 연간 500억달러 수주는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