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인 '호중구'의 과반응 억제해 폐 감염질환 후유증 선제적으로 예방생명공학·응용미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나노생명공학 저널'에 게재
  • ▲ 성균관대 공동연구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화학과 이원화 교수,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 융합생명공학과 박우람 교수,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나경 박사과정생, 김지선 박사과정생, 화학과 이혜진 박사과정생.ⓒ성균관대
    ▲ 성균관대 공동연구팀.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화학과 이원화 교수,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 융합생명공학과 박우람 교수,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이나경 박사과정생, 김지선 박사과정생, 화학과 이혜진 박사과정생.ⓒ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화학과 이원화 교수 연구팀이 글로벌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천권 교수, 융합생명공학과 박우람 교수, 영남대병원, 하와이주립대와 공동으로 폐 감염질환 치료의 새로운 해법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폐 감염 시 증상을 악화하는 면역세포의 과도한 반응을 차단하면서 폐섬유화도 예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나노입자(1㎚=10억분의 1m) 기술이다.

    코로나19 회복 후에도 지속해서 만성 염증과 폐섬유화를 일으키는 '코로나 후유증'의 원인이 밝혀지고 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호중구(백혈구의 한 종류)가 과도하게 활성화하면서 세균을 잡기 위해 끈적한 그물 구조물인 'NET(세포외 덫)'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폐에 쌓여 콜라겐 축적을 가속하고 후유증을 진행시킨다. 성균관대 공동 연구팀은 이에 주목해 NET을 제거하고 호중구의 과활성을 억제하는 새로운 나노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법은 두 단계로 나뉜다. 먼저 이미 생성된 NET을 분해하는 약물을 특수 나노입자에 코팅한 'NET 분해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이 나노입자를 기도 흡입 방식으로 폐에 직접 전달하면 폐포(허파꽈리) 내 NET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또한 NET 형성 자체를 억제하는 약물을 나노입자에 담고, 호중구만을 정확히 찾아가는 표적 항체를 결합한 다기능성 나노입자를 정맥주사로 놓아 호중구 과활성을 원천 차단하는 순차적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폐 염증을 일으킨 실험용 쥐에 적용한 결과, 치료 효과가 뚜렷했다. 나노입자 치료를 받은 쥐는 폐 조직의 콜라겐 축적과 콜라겐을 만드는 근섬유모세포 활성이 현저히 줄었고, 폐의 유연성과 탄성 등 폐 기능 지표가 유의미하게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 ▲ 순차적 나노입자 투여를 기반으로 한 호중구 매개 폐섬유화증 억제 기전.ⓒ성균관대
    ▲ 순차적 나노입자 투여를 기반으로 한 호중구 매개 폐섬유화증 억제 기전.ⓒ성균관대
    치료 메커니즘도 명확히 밝혀졌다. 나노입자 투여 후 호중구 유입과 NET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 염증 신호물질의 수치가 많이 감소했다. 염증과 섬유화에 관련된 세포 내 신호 전달 과정과 조직 재구성 관련 경로가 억제돼 나노입자가 광범위한 염증·섬유화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환자에서 채취한 호중구를 활용한 실험에서도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이번 치료법은 혈중 세포 파편 물질, NET, 염증 효소 등 모든 염증 지표 수치를 낮추고 호중구 생존율을 개선해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앞으로 코로나19 감염 모델을 포함한 추가 연구를 진행해 나노입자의 안전성과 치료 효능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원화 교수는 "이번 연구는 NET 제거와 호중구 과활성 억제를 통해 급성 염증과 만성 섬유화 과정을 동시에 차단하는 나노입자 기반의 이중 치료 전략"이라며 "폐섬유화증 등 후유증을 선제적으로 막을 수 있는 폐 감염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생명공학과 응용미생물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 '나노생명공학 저널(Journal of Nanobiotechnology)'에 지난달 26일 실렸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연구재단(NRF)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 성균관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
    ▲ 성균관대학교 전경. 좌측 상단은 유지범 총장.ⓒ성균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