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 품은 오아시스, 신뢰 회복·플랫폼 재건에 속도 … 최저 수수료·빠른 정산 도입신세계 G마켓·알리바바 합작 준비 … 쿠팡·컬리도 록인·채널 다변화로 맞불온라인쇼핑 거래액 사상 최대 … 가입자 격차 속 서비스·콘텐츠 전쟁 본격화
  • ▲ 오아시스 본사 ⓒ오아시스
    ▲ 오아시스 본사 ⓒ오아시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하반기 새판짜기 경쟁에 돌입했다. 티몬을 인수한 오아시스가 종합 플랫폼 도약을 선언한 데 이어 글로벌 자본과 토종 플랫폼의 연합 전선도 속속 구축되고 있다.

    쿠팡은 쿠팡플레이 무료화를 통해 소비자 록인(lock-in) 전략을 강화했고 마켓컬리는 네이버쇼핑과 손잡고 유통망 다변화에 나섰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업체간 생존을 건 치열한 경쟁과 지형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24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전날 티몬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다. 강제인가는 회생계획안이 채권자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승인하는 조치다. 앞서 티몬의 회생계획안은 중소 상공인과 소비자로 구성된 채권자 그룹에서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었다.

    티몬은 지난해 7월 대규모 환불 사태로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오아시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티몬 브랜드를 유지하며 최저 수수료, 익일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신뢰 회복과 플랫폼 재건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화 상품과 빠른 배송을 결합한 오픈마켓 차별화 전략과 함께 추가 재원을 투입해 임직원 고용 안정과 회사 정상화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의 정상화는 대규모 해외 자본 공세 속에서 국내 토종 플랫폼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와 셀러 모두에게 다양한 대안을 제공하는 건전한 시장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 G마켓은 알리바바의 합작법인 설립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아폴로코리아(G마켓)는 지난 1월 알리바바 계열사 그랜드오푸스홀딩 지분 50%를 취득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공정위에 제출한 바 있다.

    합작법인이 출범하면 G마켓 셀러는 해외 판로를 넓히고 알리바바의 글로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기획과 서비스 다변화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기존 이커머스 강자들도 록인 효과 강화에 나섰다. 쿠팡은 쿠팡플레이 무료화 전략으로 충성 고객층 확대를 꾀한다. 기존에는 멤버십 가입자만 쿠팡플레이와 무료 배달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달부터 일반 회원도 광고 시청을 조건으로 쿠팡플레이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다.

    컬리는 네이버쇼핑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연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입점한다. 이를 통해 식품과 생필품을 선보이고 공동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새로운 고객층 유입과 판매 채널 확장을 노리고 있다.
  • ▲ 신세계그룹-알리바바
    ▲ 신세계그룹-알리바바
    이커머스 새판 짜기 경쟁의 배경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온라인쇼핑 시장과 치열해진 경쟁 환경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42조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거래액도 65조42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여기서 식품·생필품·신선식품 분야에서의 온라인 수요 확대가 두드러지면서 각 업체는 가입자 확보와 서비스 차별화를 생존 조건으로 삼고 있다.

    가입자 격차 역시 업체들이 새로운 전략을 내놓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407만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11번가(941만명), 알리익스프레스(885만명), 테무(857만명), G마켓(721만명), 네이버플러스 스토어(547만명)가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확보 경쟁은 단순 가격 싸움이 아니라 서비스, 물류, 콘텐츠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업체 간 합종연횡과 차별화 전략이 가속화되면서 후발주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생존과 점유율 확대 모두 녹록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