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강제인가로 M&A 마무리 …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 높여오아시스, 업계 최저 수수료·익일 정산 약속 … 셀러 지원 강화티몬, 플랫폼 저력 보여줄 시험대 … 시장 신뢰 재건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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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선식품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이커머스 업체 티몬을 인수하며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과거 미정산 사태로 무너진 티몬의 신뢰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이번 인수의 성패를 가를 관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은 23일 티몬의 회생계획에 대해 "부결된 회생계획안의 내용대로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를 위해 권리보호조항을 정해 강제인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제인가란 회생 절차에 들어간 기업의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하더라도 법원이 직권으로 회생계획을 승인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이 상거래채권 회생채권자의 조에서 법정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하더라도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는 점,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의 절반 이상(59.47%)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해 강제인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회생계획 인가 전 성사된 인수·합병(M&A)을 통해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돼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사업 지속을 통한 근로자 고용 보장 효과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 분들도 계시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럽다”며 "인수가 확정된 이상 앞으로 티몬의 정상화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을 즉시 도입해 기존에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하고 임직원 급여와 운영비 확보를 위해 추가 재원을 투입해 직원 고용 안정과 회사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오아시스는 티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에 나설 방침이다. 티몬의 기존 오픈마켓 비즈니스 강점을 되살리고 특색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빠른 배송 서비스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티몬 활성화 회원 수는 400만~500만명으로 오아시스 회원 수의 두 배를 넘는다.

    또한 오아시스는 이번 인수로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의 도약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티몬의 정확한 리오프닝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의 정상화는 대규모 해외 자본의 공세 속 국내 토종 플랫폼의 저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와 셀러 모두에게 다양한 대안이 제공되는 건전한 시장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커머스업계에선 이번 인수가 오아시스의 가입자 수 확대와 매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쟁사 마켓컬리 대비 6분의 1 수준인 회원 수를 고려할 때 티몬 인수는 오아시스의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관건은 티몬의 신뢰도 회복이다. 티몬은 미정산 사태로 셀러는 물론 소비자, 결제업계 등 협력사까지 이커머스 생태계 전반에 걸쳐 신뢰를 잃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과거 미정산 사태로 셀러뿐 아니라 소비자, 결제업계 등과의 신뢰를 크게 잃은 만큼 오아시스가 이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아시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29억원으로 전년보다 72% 증가했다. 매출도 5171억원으로 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28억원으로 66% 늘었다. 영업이익과 매출액, 당기순이익 모두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지난해 내내 지속한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사업 구조를 효율화해 수익성을 높인 성과가 돋보였다. 온라인 사업 매출도 15% 증가하며 준수한 실적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