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신규 가입 재개 했지만 현장은 큰 변화 없어뜨겁게 달아올랐던 번호이동 유치 경쟁도 현재까진 ‘잠잠’해킹 사고 조사 결과 발표 앞두고 공세보단 수성 전략
  • ▲ SKT 대리점의 모습.ⓒ뉴데일리DB
    ▲ SKT 대리점의 모습.ⓒ뉴데일리DB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별 다른 움직임은 없습니다.”

    SK텔레콤의 신규 영업에 대한 이동통신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SKT가 50일만에 신규 가입 재개에 나섰지만 당초 예상처럼 파격적 보조금 경쟁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최근 한달 간 달아오르던 번호이동 영입 경쟁이 차분하게 식는 모양새다.

    여기에는 SKT의 해킹사고 조사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까지 이야기로 언제든 경쟁사의 정책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과정에서 공시지원금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2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SKT는 전국 2600개 T월드 대리점에서 신규 영업을 개시했다. 지난달 5일 신규 가입을 중단한지 50일만이다. 이 기간은 SKT에게 있어 적지 않은 상처를 줬다.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소비자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쟁사의 공격적 영업으로 인해 가입자가 적지 않게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신규 영업정지 기간 SKT의 가입자 약 67만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SKT가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점유율 40%도 일찍이 무너졌다. 여기에는 경쟁사 KT와 LG유플러스가 공격적으로 보조금을 풀었다는 점도 주효했다. 

    SKT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가입자 수를 다시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셈.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날 SKT가 신규 가입 재개에 따른 보조금 경쟁을 본격화 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하지만 그런 일각의 기대와 달리 SKT 영업재개 첫날 분위기는 ‘차분’ 그 자체다. 주요 대리점에도 유심 교체를 위해 방문하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SKT에서 적극적인 신규 유치에 나서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당분간 신중한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KT가 신규 영업 재개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영업에 나서지 않는 것은 아직 해킹 사고가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관 합동조사단의 SKT 해킹 사고 조사 발표가 이달 말 예정돼 있고 이에 따른 과실 여부와 보상안 등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적 영업에 자금을 투입한다면 진정성에 상당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공격적 영업 대신 현상 유지 수준의 영업을 이어가면서 기회를 모색하리라는 관측이다.

    이날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앞으로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보 보호 투자, 보상 등에 대해 고객신뢰위원회와 논의 하고 있다”며 “민관합동조사단의 발표 전후로 설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시간으로 대응이 이뤄지는 이동통신시장의 특성상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특정 경쟁사가 보조금을 늘리면 다른 사업자도 따라서 보조금 확대에 나서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 당분간 업계에서는 SKT의 신규 영업 전략에 촉각을 곤두세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