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출 생산유발액 2365억달러 기록현대차 경제기여액, 주요 기업 중 가장 커수출·고용·균형발전 삼박자 … 정책지원 절실
  • ▲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현대차
    ▲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사옥.ⓒ현대차
    K-자동차 산업이 생산유발효과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 균형발전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산업 수출의 생산유발액은 2365억달러로, 3년 연속 우리나라 수출 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이 연관 산업의 국내 생산과 고용을 활발히 유발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대표적인 수출 산업임을 보여준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쇄효과가 큰 산업으로, 반도체와 일반기계 등 여타 산업보다 더 높은 생산유발 효과를 나타냈다. 국내 전체 수출의 생산유발액에서 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13.8%에서 2024년 18.2%로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완성차 수출은 708억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700억달러를 돌파했고,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전체 K-자동차 수출은 933억달러에 달해 역대 최대치였던 2023년(938억달러)에 근접했다.

    무역수지 역시 사상 최대인 72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우리나라 전체 무역흑자의 1.4배를 웃도는 성과다. 수출액 대비 무역흑자 비중은 78%로, 반도체(49%), 일반기계(40%)보다 높아 주요 수출 품목 중에서도 외화획득 효율이 가장 높았다.

    고용 측면에서도 자동차산업은 국내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직·간접 고용 인원은 약 150만명으로, 한국은행 산업연관표(2022년 기준)에서 철강(41만명), 반도체(28만명)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산업 생산시설은 동남권(35%), 수도권(29%), 충청권(16%), 호남권(11%), 대구·경북권(9%) 등 전국에 고르게 분포돼 지역 균형발전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생산의 14.5%, 부가가치의 12.1%를 차지했으며, 세수는 2022년 기준 약 42조원으로, 국가 R&D 예산의 1.4배에 달했다.


  • ▲ ⓒ현대차
    ▲ ⓒ현대차
    자동차 단가 상승과 생산량 확대도 긍정적 지표다. 지난해 자동차 1대당 수출 단가는 2만 3048달러로, 5년 전보다 40%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생산량은 413만대로, 2년 연속 400만대 이상을 기록하며 주요 선진국뿐 아니라  브라질, 태국 등 자동차 생산 강국들을 앞섰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723만대의 글로벌 판매를 기록하며 3년 연속 ‘글로벌 빅3’에 이름을 올렸다.

    부품 산업도 함께 성장 중이다. 미국 오토모티브 뉴스(Automotive News)의 글로벌 100대 부품사 순위(매출 기준)에 현대모비스, 현대트랜시스 등 국내 기업 10곳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10년 전보다 두 배 늘었다.

    업계는 미래차 시대를 대비해 생산 및 물류 거점도 확대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인 ‘광명 EVO 플랜트’를 완공했으며, 하반기에는 ‘화성 EVO 플랜트’에서 PBV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울산에 EV 전용 공장을 짓고 있으며, 현대모비스는 최근 경북 경주에 970억원을 투입한 대규모 통합물류센터를 설립해 A/S 부품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9개사)의 경제기여액은 2024년 기준 359조 4384억원으로, 국내 그룹 중 가장 컸다. 이는 전체 100대 기업의 경제기여액에서 22.3%를 차지하는 규모다. 특히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개별 기업 중 경제기여액 상위 톱5에 모두 포함됐다.

    자동차산업은 향후 AI, ICT,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기술과 융합하며 급격한 산업 구조 전환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강남훈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회장은 “자동차산업은 약 150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 같은 전환기에는 산업의 위기가 국가 제조업 전반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이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이제 기업을 넘어 국가 간 경쟁의 장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와 부품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범국가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