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담대 6억' 규제, LTV 50% 적용 시 12억 아파트 대출 불가청년·신혼부부 외면·현금 부자·외국인만 반사이익…보완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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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 27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6억원 한도 정책이 청년·신혼부부·중산층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끊고, 현금 부자·외국인만 반사이익을 얻는 역차별 구조를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전문가들은 “고강도 대출 규제로 금융·거시경제 리스크를 억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실수요자 보호와 포괄적 시장 안정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LTV 50% 적용 시 12억 아파트 그림의 떡 … 현금 부자·외국인만 '예외'새 규제를 보면 주담대 최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50%를 적용받을 경우 매매가 12억원 상당 주택의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다. 자본 여력이 부족한 신혼부부·청년층은 추가 자금 조달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사다리 끊긴 실수요자’라는 비판이 나온다.이번 규제는 대출을 동반한 매입에만 적용된다. 현금 매수자와 해외 금융기관 대출을 활용한 외국인 투자자는 제약이 없어 대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실수요자만 규제 그물망에 갇혔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현금 부자 중심의 시장 재편이 자산 격차를 더욱 벌일 것”이라며 “금융 형평성 회복 없이 시장 안정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비대면 대출 접수 일제 중단 … 전세대출 축소, 월세 전환 가속정책 발표 직후 주요 시중·인터넷은행은 주담대·신용대출의 비대면 접수를 전격 중단했다. 전체 대출 신청의 절반 이상이 온라인 채널로 이뤄지는 현실에서 일주일 넘게 비대면 대출이 막히자 고객 불만이 폭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고 없는 서비스 중단으로 금융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전세보증금 대출의 보증비율이 90%에서 80%로 축소되고 한도가 하향 조정되면서 전세 수요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KB월세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수도권 전역에서 월세 비중이 대폭 늘어나는 추세다. 서민 가계의 주거비 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전문가 "핀셋 규제의 한계 … 정교한 균형 필요"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증가세를 방관하며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대출 수요가 몰린 만큼, 선제적 억제책이 필요했으나 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소득·연령·주택 가격에 관계없이 일괄 적용된 6억 규제는 다소 파격적이지만 불가피하다”면서도 “생애 최초 구입자 등 실수요자에 대해 LTV(담보인정비율) 완화나 예외 적용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부동산 가격이 주간 0.4%씩 오르는 것은 연 20% 이상 상승하는 셈으로 금융·거시경제 안정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가격 억제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수요자들이 과도한 대출 부담 없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LTV 우대·예외 적용, 공급 확대·세제 지원을 통합한 장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전문가들은 ▲차등 적용 LTV·DSR로 실수요자 맞춤 규제 ▲신혼부부·청년 우대 정책금융 프로그램 신설 ▲공급 확대·공공임대 확충을 통한 구조적 안정화 ▲비대면 대출 정상화를 위한 디지털 금융 시스템 정비 등 보완책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