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기기 25% 관세 유력삼성·SK하이닉스, 가격 압박 요인반도체 1달러 오르면 완제품 3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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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상호 관세 재시행 임박으로 품목별 관세 우려가 다시금 제기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매출이 4% 이상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상호 관세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가운데 품목 관세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금 커지고 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품목별 관세 부과를 공언한 바 있다. 지난 2월 기자회견에서 나온 수입 반도체와 의약품의 관세 관련 질문에 “25% 또는 그 이상”이라며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4월에도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 등에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조만간 관세율을 발표하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업계에서는 빠르면 이달 중 품목 별 관세율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의약품, 반도체, 전자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수입품인지 아닌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면서 “일부는 이달부터 추가 관세 부과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보도했다.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스케줄의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향후 국가별 상호 관세는 10%,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하려는 품목에 대해서는 25% 수준의 개별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품목별 관세는 지난 3월 12일 철강·알루미늄에 25%가 부과된 것을 시작으로 거의 매달 새로운 조치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무역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만약 미국과 상호 관세에서는 합의를 어느정도 이뤄내더라도 새로운 품목별 관세가 추가될 수 있다는 말이다. 반도체와 전자기기 제조·수출이 많은 한국으로서는 ‘산 넘어 산’인 셈이다.특히 국내 반도체 업계의 경우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대다수다. 미국 내에서 직접 반도체를 수입해 세트(set) 제품을 제조하는 기업은 물론 미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IT세트 기업들의 가격 압박에 시달릴 수 밖에 없어서다.예컨대 미국이 한국 반도체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가정해 보면 미국 세트사들의 반도체 구매비용도 25% 상승하게 된다. 이 가격 상승분을 공평하게 나눈다 가정하면 3분의 1씩(8.3%) 소비자, 세트사, 반도체 업체들이 부담하게 된다. 한국 반도체 수출 중 미국항 비중이 15~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1.3~1.7%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전자기기에도 반도체 수준의 품목별 관세가 부과되면 또 다른 가격 압박의 요인이 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시장조사기관과 증권사에 따르면 전체 서버, 스마트폰, PC 시장에서 미국 비중은 각각 56%, 10%, 25%다. 여기에 25% 관세가 더해진다고 하면 서버, 스마트폰, PC 세트가격은 각각 14%, 2%, 6% 상승하는 효과를 낳는다. 공평하게 비용 상승분의 3분의 1씩 부담한다고 가정하면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은 서버 5%, 스마트폰 1%, PC 2% 수준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반도체 업체 들의 매출 중 각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결국 매출을 2.5% 가량 하락시키는 영향을 불러올 수 있다.즉, 미국 내 세트사는 물론 글로벌 IT 세트사로부터 총 매출의 4% 가량을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문제는 관세에 따른 직접적 영향만으로도 매출의 4% 수준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만약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한 소비 둔화와 주문 축소까지 더해질 경우 악영향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실제 미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 가격이 1달러 오르면 최종 제품 가격은 이익률 등을 반영해 3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으며, 이러한 가격 상승은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 분석했다.업계 관계자는 “상호 관세 부문에서 미국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이끌어내더라도 결국 품목별 관세로부터는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과 같은 첨단 반도체의 경우에도 단계적 관세나 관세 할당제 등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