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어닝쇼크… 현대차도 부진 전망철강·배터리, 감산·적자 지속… 바닥 아래 지하정유업계 공급과잉까지 이중고… 역래깅 우려까지
  • ▲ 현대자동차·기아 양재동 사옥.ⓒ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자동차·기아 양재동 사옥.ⓒ현대자동차그룹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 이어 현대차·기아, 포스코, 삼성SDI, 에쓰오일 등 국내 핵심 산업 대표 기업들도 잇따라 부진한 실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자동차, 철강, 배터리, 정유 업종 전반에서 수익성이 흔들리면서 국내 산업 전반에 실적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의 상호관세 등 통상 리스크가 복병으로 작용하면서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6292억 원, 3조1286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1%, 14.1%씩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그룹이 주춤한 데는 미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시행된 미국의 품목별 관세가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신설한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가동률 상승, 원가 절감, 가격 조정 효과 등에 따라 일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철강업계 역시 고전이 예상된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202억 원으로, 전년 동기(7432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낮은 6400억 원 안팎의 실적도 거론되고 있다. 미국의 50% 철강 관세와 글로벌 수요 둔화, 공급과잉 등 복합 악재가 겹쳤다. 국내 철강사들은 하반기 무기한 휴업, 감산 등으로 위기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 ▲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연합뉴스
    배터리 업계도 분위기가 무겁다. 삼성SDI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3조5379억 원, 영업손실 157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0.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먼저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제외하고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에 따라 2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에쓰오일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1442억 원으로, 전분기(-215억 원)보다 손실 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도 2분기 영업손실 2015억 원을 기록하며 전분기(-2154억 원)와 유사한 부진한 성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 역시 영업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가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유업계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유가 하락은 정유사들이 고점에서 매입한 원유로 생산한 석유제품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게 되는 ‘역래깅’ 현상을 초래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