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주비 6억 한도…반면 추가이주비 규제 없어신용등급·자금조달 능력 우수한 대형건설사 유리"대형사로 쏠릴라"…소규모 정비사업 일감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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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정부의 고강도 대출규제로 인해 수도권 정비사업의 이주비 대출한도가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6억원으로 제한되면서 하반기 수주전에서 '쩐의 전쟁'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이번 규제에 시공사가 제공하는 추가이주비를 포함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사가 수주경쟁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정부가 정비사업시 조합원이 받는 기본이주비 대출을 가구당 6억원으로 제한하면서 건설사들의 추가이주비 조달부담이 커졌다. 이번 규제 전까지는 조합원 자산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 50% 기준으로 10억~2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자산이 12억원이상인 경우에도 6억원이상 빌리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사업장은 예외가 적용됐지만 이 단계를 눈앞에 둔 한남2구역, 개포주공5·6·7단지, 노량진1구역 등의 사업장은 이번 대출규제로 인해 이주비 대출을 활용할 수 없게 됐다.이주비는 사업장 철거전에 조합원이 새주택을 건설하는 기간동안 전셋집을 구하거나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반환하는데 쓰이는 자금을 말한다. 조합원들이 각자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기본이주비와 시공사가 조합에 빌려주는 추가이주비로 구별된다.현재로서는 시공사가 조달하는 추가이주비는 규제대상이 아니다. 결국 기본이주비가 크게 줄어든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추가이주비의 지원여부나 금리수준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중견건설사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추가이주비가 정비사업 수주 핵심 키로 떠오르면서 높은 신용등급을 내세워 현금조달이 쉬운 대형건설사로 쏠림현상이 심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추후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은 지난달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강화방안 발표이후 가로주택정비사업과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속도를 내고 있다.금호건설은 8일 경기 남양주왕숙 공공주택지구내 '남양주왕숙 3-2차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HJ중공업은 이달 7일 대전 '삼성6구역 재개발'을 따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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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바로 아래 등급인 건설사들과도 조달금리는 1%p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안다"면서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은 금리가 유리한 시공사를 고를 수밖에 없고 결국 대형건설사 내에서도 금리 경쟁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중견건설 B사 관계자는 "추가이주비에 따라 하반기 서울과 수도권 수주가 결정 날 가능성이 커졌다"며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핵심사업지를 애초에 노리고 있지 않지만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조금 낮은 건설사들이 중견건설사가 공들이는 사업장으로 시선을 돌릴 가능성이 있어 설 자리가 더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이날 기준 10대 건설사 신용등급(무보증사채)은 삼성물산 AA+(안정적), 현대건설·DL이앤씨 AA-(안정적), 현대엔지니어링 AA-(부정적), 포스코이앤씨 A+(안정적), 대우건설·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 A (안정적), SK에코플랜트 A- (안정적)으로 구분돼 있다.이미 정비사업 양극화는 진행 중이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건설사들의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10대 건설사가 차지한 비중은 절반가량인 16조원으로 집계됐다.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중견건설사들의 경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급격히 늘면서 자금 유동성에 위기를 겪고 있는데 또 다른 악제가 발생했다"며 "수요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중견건설사 입장에서도 서울, 경기 등에서 수주에 나서려고 하겠지만 이번 규제 후폭풍으로 추가이주비 경쟁에서 조합의 선택을 받기 더 어려워 졌다"고 말했다.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도 "추가이주비의 경우 신용등급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결구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일부는 중견건설사와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중견건설사 입장에선 정부 대출규제로 분양시기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인데 수주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