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 개최국내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도 75% 달해 … 공급망 위험 ↑원료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1.7%로 역성장"약가 우대·정책 지원 등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기반 마련돼야"
  • ▲ 박완갑 종근당바이오 대표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박완갑 종근당바이오 대표가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우리나라는 원료의약품의 75%를 중국, 인도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급망 리스크가 대두되는 상황이다. 미국도 최근 원료의약품 공급망 리스크를 감지하고 관세를 활용해 의약품 생산기지의 리쇼어링을 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원료의약품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 주도의 설비 투자, 장기 수요 촉진, R&D 및 수출 지원 등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제약바이오 비전 2030 실현 제2차 혁신포럼)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한지아 의원(국민의힘),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최했다. 

    박완갑 종근당바이오 대표는 "필수의약품 및 원료의약품 해외 의존 심화로 공급망 붕괴 위험이 증가하고있다"면서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거점 확보와 정보 주도의 설비투자, 장기 수요 촉진, R&D(연구개발) 및 수출 지원 등 종합적 대책을 마련해 지속가능한 K-원료의약품 공급망 안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동 협력 체계를 갖추면 위기 발생 시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면서 "유럽, 미국, 일본과 같이 다국간 공급 협력체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박완갑 대표는 "필수의약품 상당수 품목이 국내에서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환자 치료가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공중 보건 위기로 직결될 수 있어 안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은 완제 의약품 제조 역량을 보유했지만 원료의약품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75%로 높다"면서 "페니실린·세파계 항생제의 원료 생산 거점 7곳 중 5곳(71%)가 중국에 집중돼 있어 단일 국가 리스크로 인한 공급망 붕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가 필수의약품은 2025년 기준 473개 품목이 치료 영역별로 항감염제, 항종양제, 신경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따르면 이들 중 상당품목이 국내에 원활히 공급되지 못해 적절한 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글로벌과 국내 의약품 시장은 완제의약품 분야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원료의약품 시장은 상대적으로 성장 속도가 뒤처져있어 원료 조달 단계에 불균형이 존재한다. 

    특히, 국내 원료의약품 시장은 역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국민보건안보 차원에서 위기가 감지된다. 완제의약품 시장은 2020년 23조1000억원에서 2023년 31조5000억원으로 연평균성장률 약 10.9%를 기록했다. 하지만 원료의약품 시장은 2020년 4조1000억원에서 2023년 3조9000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1.7% 비율을 보이며 역성장했다. 

    국내 항생제 시장은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국내 항생제 시장에서 B-락탐계 항생제(세파계·페넴계·페니실린계)가 약 60%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자급도는 그에 비해 현저히 낮다. 세파계 항생제 원료의약품 자급률은 30%, 페넴계는 14%. 페니실린계는 0%를 기록했다. 

    또 세파계 및 페니실린계 항생제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박 대표는 "페니실린·세파계 항생제 원료는 국산화가 미흡해 공급차질 시 대체 수급이 어려운 구조적 취약성이 존재한다"면서 "페니실린·세파계 핵심 중간체 6-APA·7-ACA 생산 거점 7곳 중 5곳인 71%가 중국에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생산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28%를 확보할 정도"라며 "시장성 악화와 환경 규제로 인해 생산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종근당바이오도 지난 2006년 판매가가 원가이하로 떨어지며 6-APA·7-ACA 사업을 철수했다. 

    박 대표는 해결책으로 전략 원료의약품 지정·지원 제도와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시 우대 정책, 원료의약품 원산지 표시제 등을 제안했다.

    그는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시 우대 정책의 경우 결국 약가인하로 이어져 업체에서 효과를 별로 못 느끼고 있다"면서 "약가 인하되면 중국산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약가 우대정책과 적극적 정책 지원 등 사용 기반이 마련돼야한다"고 강조했다. 
  • ▲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업계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
    ▲ 10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국민건강 안전망 구축을 위한 의약품 제조역량 강화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업계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조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