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96.5원… 두 달 만에 1390원 재돌파美관세 불확실성·연준의장 해임 가능성 등 여파중국발 공급 과잉에 원자재 비용 부담 '이중고'3분기 실적 회복 기대했던 업계에 찬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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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급등했다 다소 가라앉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며 14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철강, 정유, 석유화학업종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글로벌 수요둔화에 가뜩이나 어려운데, 원자재 수입 의존도 또한 높아 강달러 기조에 더욱 취약한 상태여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8일 기준 0.4원 오른 1393.0원으로 1400원에 바짝 다가선 수치로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5월 19일(1397.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 야간거래에선 장중 1396.5원까지 치솟으며 두 달여 만에 1390원대를 재돌파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해임 논란과 관세 불확실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21일 현재 환율은 다소 내려 1390원대 초반에서 거래 중이지만, 다시 1400원대로 오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는 8월 1일부터 ‘10%+a’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으로, 물가 상승 우려에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이 늦어진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달러 기조는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철강, 정유, 석유화학 업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증대시킨다. 이들 업종은 대부분 원유, 철광석, 나프타 등 달러로 결제되는 원자재를 수입해 생산 중으로, 환율 상승은 원가 부담을 키워 수익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환율과 유가가 10% 동반 상승할 경우 기업 원가는 평균 2.8% 증가한다.

    철강, 정유, 석유화학 업종은 이미 2분기에도 중국의 공급 과잉과 강달러 여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 모두 2분기 영업이익이 15% 가량 줄었을 것으로 예상되며, 동국제강은 30% 이상 영업이익이 내려앉았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경쟁이 마진 축소로 이어진 가운데 미국의 관세 영향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등 정유사도 국제유가 변동성과 정제마진 축소로 2분기 대규모 적자 등 실적 쇼크가 예상된다. 특히 1분기 평균 1453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2분기 평균 1404원으로 떨어지며 수출비중이 높은 정유사들이 대규모 환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증가와 글로벌 수요둔화로 고전 중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도 환율 변동에 민감하다. 석유화학업종은 기초원료를 전량 수입에 의존 중이며 수출 비중도 크다. 환율 상승 시 매출 증대를 기대할 수 있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 불균형 등 업황 부진 상황을 고려할 고환율에 따른 수혜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철강, 정유, 석유화학업종은 하반기 환율 하락과 함께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하면서 실적 회복 시기가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관세전쟁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가 석유화학 시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환율이 더 오르면 수출 채산성도 떨어지고, 내수 원가 부담도 폭증한다. 3분기 회복 기대감마저 꺾일 수 있는 상황이어서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