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2분기 부진 실적 … 3분기 반등 기대글로벌 경기 둔화 속 수출 9개월 만에 반등미국 정유시설 폐쇄로 한국 공급 기회 확대하반기 미국 관세 정책 변수 여전 … 업계 긴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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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쓰오일 울산공장 전경ⓒ에쓰오일
미국 관세 리스크로 산업 전반이 불확실성에 휩싸인 가운데 정유업계는 미국 관세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3분기 수출 확대를 통해 상반기 부진했던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윤활유 제품이 미국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공급 불안정과 일부 해외 정유공장 가동 차질이 한국산 석유제품 수출 증가로 이어져 업계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는 상황이다.28일 석유협회에 따르면 항공유, 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출이 6월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9개월 만에 반등했다. 내수 소비량은 4.3% 감소한 반면 수출량은 전년 동월 대비 16.0% 증가한 4340만 배럴, 수출 금액은 2.6% 늘어난 36억 4226만 달러를 기록했다.주요 수출국인 미국은 20.8%, 호주 21.7% 증가했고, 필리핀은 54.4%로 급증했다. 중국과 베트남도 각각 23.5%, 17.8% 증가했다.제품별로는 휘발유와 경유 수출이 역대 6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필리핀향 수출에서 휘발유는 108%, 경유는 30% 급증했다.항공유 수출도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된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보였고, 전체 기준으로는 2023년 3월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국(36%), 호주(118%) 수출이 급증했다.수출이 급증한 배경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6월~9월)과 맞물려 항공유·휘발유 등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글로벌 수급 측면에서도 국내 정유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서다. 정유사들은 중국 등 노후화된 일부 해외 정유공장 가동 차질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유공장 폐쇄 등으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미국향 수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미국 정유사 필립스66는 환경 규제 강화 등에 따라 자국 정제 용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시설 두 곳을 올해 안에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이다. 발레로 베니시아는 캘리포니아 정유소는 2026년 1분기까지 원유 가공을 폐쇄할 계획이다. 이로 인한 물량 부족은 한국산 석유제품의 수요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정유사들은 3분기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1, 2분기까지는 정제 마진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해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정유사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은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3440억 원, 순손실 66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앞선 1분기도 적자를 냈다. 2분기 매출은 8조485억 원으로 15.9% 줄었다. 윤활기유를 제외한 정유, 석유화학 사업 부문은 각각 4411억원, 346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 역시 2분기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에쓰오일은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전망 관련 "최근 주요 기관 전망치를 보면 글로벌 석유 수요는 전년 대비 하루 100만배럴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두바이유 가격도 배럴당 70달러로 낮은 수준이라서 낮은 유가가 지속된다면 향후에도 견조한 수요 개선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정유 제품과 윤활유 제품은 미국 관세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상호관세의 직접적 영향은 없다"며 "운임과 관세를 고려해 경제성에 따라 유연하게 수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다만, 하반기 실적 반등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여전히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 달 1일부터 한국산 제품에 부과될 25%의 상호관세를 놓고 미국과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만, 8월 예정된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등 리스크는 여전히 실적 회복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