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망 화재 피해 확산 … '안전 취약' 경계령100% 안전한 배터리 없어 … 관리환경이 중요액침냉각, 전력 및 탄소배출 줄여 … 신시장 각광초기 투자 비용 크지만, 도입 속도 빨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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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S칼텍스 직원이 LG유플러스 데이터센터에서 액침냉각유를 실증하고 있다. ⓒGS칼텍스
국가 전산망 화재 사고를 계기로 데이터센터(DC) 안전 관리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액침냉각’ 기술이 차세대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합성유·윤활유 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아온 국내 정유사들이 앞다퉈 액침냉각 기술을 개발 중으로, 주도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대전 본원에서 발생한 국가전산센터 화재로 대규모 전산시스템의 안전 취약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배터리와 전력장치에서 100%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운 만큼, 근본적으로 화재 위험을 줄이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는 공감대와 함께 액침냉각 기술이 조명받고 있다.액침냉각은 서버나 반도체 칩 같은 고발열 장비를 전기를 통하지 않는 절연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팬을 이용한 공랭식 대비 냉각 비용을 95% 절감하며,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어 친환경·고효율 냉각 기술로 평가받는다. 특히 액체가 장기간 안정성을 유지하는 특성 덕분에 화재 위험 억제 효과도 크다.정유사들은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DC)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선점, 시장 주도권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HD현대오일뱅크 등은 합성유·윤활유·냉각유를 생산해온 경험을 토대로 불소계·합성유 기반의 절연 냉각액을 개발 중이다.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전자와 AI 데이터센터 에너지-냉각 통합 설루션 공동 개발 및 사업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사업화 과정에서 전력 공급 및 운영 최적화를 담당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AI 기반 데이터센터 에너지 관리 시스템(DCMS) ▲보조전원(ESS 및 연료전지) 설계 ▲전력 피크 저감 설루션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GS칼텍스는 지난 7월 LG유플러스에 액침냉각유를 공급, AI 서버 운영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실증하기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GS칼텍스는 2023년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유 제품을 출시한 이후 삼성SDS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데이터빈, 삼화에이스, SDT 등 관련 기술 기업들과 실증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에쓰오일은 지난해 10월 인화점이 250℃에 달하는 고인화점 액침 냉각유 ‘에쓰오일 e-쿨링 솔루션’을 출시하고 한국·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전문기업 지투파워와 액침냉각 기술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 개발도 진행 중으로, 액침냉각형 ESS 신제품을 연내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HD현대오일뱅크는 그룹 차원의 에너지 신사업 전략과 맞물려 전기차·ESS용 액침냉각액 개발에 주력 중이다. 지난 4월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진행하는 액침냉각 프로젝트 사업 공급자로 선정, 2028년까지 총 4년간 액침냉각 제품인 ‘엑스티어 E-쿨링 플루이드’를 공급하고 제품 사용성, 성능 검증 및 고도화를 진행한다.업계에서는 2031년 2조7000억원 규모의 액침냉각 시장이 2040년 연 4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고, 표준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이번 화재로 안전성과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화재와 정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술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 ESS 등 다양한 산업 분야로 액침냉각유 적용을 확대해 안전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