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합산 1.2兆 손실 → 3분기 1조967억원 이익중동 리스크·러시아 공급 차질에 정제마진 강세 효과겨울 난방·항공유 수요 겹쳐 연말까지 흐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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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D현대오일뱅크 공장 전경. ⓒHD현대오일뱅크
상반기 조단위 적자를 냈던 국내 정유 4사가 3분기 일제히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제마진이 손익분기를 크게 웃도는 7~10달러 수준까지 개선되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는 3분기 나란히 분기 흑자를 내며 합산 1조96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상반기 합산 1조2417억원의 손실을 냈던 점에 비춰 드라마틱한 실적 개선세다.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은 3분기 매출 12조4421억원, 영업이익 304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6166억원 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11.9% 늘었고, 영업이익은 4663억원 손실에서 7705억원 불어 흑자를 냈다.에쓰오일의 3분기 매출은 8조4154억원, 영업이익은 2292억원으로 1년 전 4149억원, 전분기 3440억원 손실에서 모두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매출 11조386억원, 영업이익 3721억원,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3285억원, 영업이익 1912억원으로 역시 흑자 전환했다. GS칼텍스는 전분기 대비 6000억, HD현대오일뱅크는 4000억 이상 이익이 개선된 수치다.상반기까지 유가 급등락과 수요 부진으로 적자가 불가피했던 흐름이 3분기 들어 완전히 반전한 영향이다. 주요 산유국으로 구성된 오펙 플러스(OPEC+)의 증산에도 러시아 정제설비 가동 차질이 이어지면서 정제마진이 확대됐고, 윤활기유는 글로벌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며 실적을 뒷받침했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유가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며 불확실성이 줄어든 가운데, 러시아 제재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정유제품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면서 “윤활유부문은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이익폭을 더욱 확대했다”고 설명했다.정제마진은 정유사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얻는 이익을 뜻한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올 3분기 휘발유 정제마진은 두바이 원유가 기준 배럴당 8.4달러로, 손익분기점(4~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등유·항공유는 16.1달러, 경유는 18.7달러로 역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중동 리스크와 러시아 정유시설 차질이 공급 제한을 유발하면서 마진이 개선됐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정유시설을 타격, 러시아산 석유제품의 수출량이 줄었고 중동 지역에서도 이란·이스라엘 갈등으로 정유 공급망 불안이 커졌다. 미국과 유럽의 노후 정제설비가 잇따라 폐쇄·감산된 점도 공급 부족을 부추겼다.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적 요인으로 겨울철 난방유와 항공유 수요가 동반 확대가 예상되는 데다, 아시아 정제마진이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 차질 및 노후설비 폐쇄 등에 따라 제한적 공급 상황으로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정유업 불황으로 글로벌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줄이고 있는 점도 긍정 요인이다.업계 관계자는 “겨울 항공유를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이 당분간 계속되고, 정제마진 상승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고, 공장 가동 효율화와 친환경 정제 기술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