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패턴 변화에도 ‘메이드 인 코리아’ 고수 … 품질로 승부대한항공·아시아나 등 항공사 납품 확대, B2B 채널로 영역 넓혀국산 제화업계 매출 급감 속 유일한 성장세 … 자체몰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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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구두의 자존심, 금강제화가 국내 제화업계의 장기 침체 속에서도 명맥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해외 저가 수입 신발의 공세와 소비 패턴 변화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가운데 금강제화는 항공사 스튜어디스 전용 제화를 잇달아 수주하며 품질과 서비스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강제화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국내 주요 항공사에 승무원 전용 구두를 납품하고 있다.
대한항공에는 2023년 11월부터 제화 1만5000족과 벨트 3000개를 공급했고 협력사 10곳에 2000족을 납품했다.
아시아나항공에는 2023년 1월부터 1만 족, 협력사 5곳에는 2000족을 제공했고 진에어에도 올해 1월부터 5000족을 납품했다.
제품은 부드러운 양가죽이나 천연 가죽을 사용해 사이즈, 굽높이도 다양화했다. 납품 이후 항공사 내부에서는 착화감, 디자인, 내구성 등에서 제품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피드백 대응과 불편 사항 개선 등 서비스 품질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금강제화는 항공사 외에도 호텔, 면세점, 은행, 소방서 등 다양한 기업간 거래(B2B) 채널로 납품을 확대 중이다.
금강제화의 성과는 국내 생산 체제를 고수하며 품질 경쟁력을 지켜온 결과다. 또 맞춤형 고객 응대에 집중한 전략이 시장 변화 속에서도 견고한 입지를 가능케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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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화 시장은 한때 연 3조원 규모에 달했지만 최근에는 1조5000억~2조원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이다. 시장 축소의 핵심 원인은 구두 이탈 현상이 크다.
- ▲ 금강제화 구두 ⓒ금강제화
직장 내 복장이 점차 캐주얼화되고 주 52시간제 및 유연근무제 확산으로 정장화를 신을 일이 줄어들었다. 운동화나 스니커즈 등 편안한 신발이 일상화되면서 전통적인 드레스화 수요는 급감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근무가 일상화되며 구두는 특별한 날에만 신는 제품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저가 브랜드들이 빠르게 시장을 잠식했고 가격 경쟁력에서 밀린 국내 업체들은 구조조정과 철수를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임대료·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며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형지에스콰이아는 지난해 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이상 감소했다. 엘칸토도 2022년 669억원에서 2023년 64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드레스화 1세대 브랜드인 세라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고 성수동 기반 디자이너 브랜드들도 연이어 사업을 접고 있다. 백화점 유통 채널에서도 제화 브랜드 입지는 축소됐다. 10년 전 점포당 20여 개였던 입점 브랜드 수는 최근 4~5개 미만으로 줄었다.
반면 금강제화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106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 과거 대비 실적은 줄었지만 여전히 1000억원대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손익도 2021년 적자에서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64억원을 기록했다. 자체 온라인몰 금강몰 매출은 전년 대비 36% 성장하며 디지털 전환과 유통 채널 다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강제화는 장기 불황 속에서도 품질과 서비스에 꾸준히 투자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며 "이는 국내 제화업계가 생존을 넘어 회복을 꾀하기 위한 하나의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