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드-우버 로보택시 진출LG이노텍-아에바 車 센서 공략자율주행 상용화 시 전기차 필수고밀도 배터리 강한 韓 수혜 기대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최근 글로벌 기업 간의 자율주행 관련 합종연횡이 이어지면서 자율주행 기술 경쟁 확장이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반등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전력 소모량이 많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하이엔드(고밀도) 배터리 부문의 강점이 있는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공유업체 우버는 전기차 제조사 루시드 모터스와 자율주행 택시 분야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향후 6년간 2만 대 이상의 로보택시 도입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파트너십에는 루시드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스타트업 뉴로(Nuro)도 참여한다. 계약에 따라 우버는 루시드에 3억 달러(4172억 원)를 투자하며, 뉴로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해 루시드 차량에 적용한다. 이를 통해 루시드는 우버에 로보택시를 공급한다.

    뉴로는 구글과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로부터 투자받은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으로,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제공한다. 현재 로보택시 기술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웨이모와 같은 수준의 자율주행차로 분류된다.

    올해 들어 자율주행 서비스는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 이번 우버-루시드 모터스의 협력 발표 이전에도 자율주행 비즈니스를 수년간 준비해왔던 테슬라가 지난달 텍사스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보택시 서비스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웨이모는 이달 로보택시 서비스의 누적 주행거리가 1억 마일(약 1억6000만km)을 돌파했다고 공표했다. 웨이모 측은 최근 서비스 도시 늘리며 6개월 만에 주행거리를 2배로 늘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 기업들도 저마다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자율주행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실제 LG이노텍은 전일 미국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기업 '아에바'와 라이다 공급 및 차세대 라이다 공동 개발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노텍은 이와 더불어 장기적 협력을 위해 약 5000만 달러(약 685억 원)를 들여 아에바 지분 6%를 인수, 오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뿐 아니라 로봇·로봇택시 등 모빌리티 및 산업용 분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한 라이다를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 ▲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Karn Budhiraj)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Andrew Baglino)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 왼쪽부터 칸 부디라지(Karn Budhiraj)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Andrew Baglino) 테슬라 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 ⓒ삼성전자
    이밖에 삼성전자도 테슬라와 최근 완전 자율주행 구동 등에 필요한 'AI6' 칩을 위탁생산하는 22조7648억 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AI6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AI 칩으로 삼성전자의 첨단 공정을 활용해 생산될 예정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해당 칩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시스템 '오토파일럿'과 슈퍼컴퓨터 '도조(Dojo)',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등 자율주행차뿐 아니라 로봇 등 테슬라 생태계 전반에 쓰일 수 있다.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는 자율주행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및 고에너지밀도 배터리에 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또한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 배터리 산업의 '반등의 실마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자율주행차의 자율주행 컴퓨팅에는 많은 전기가 소모된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전기차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전망이다. 

    실제 자율주행 시스템의 메인 하드웨어는 AI를 통해 초당 수십 번의 인지·판단·제어 단계를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주변 감지를 위해 카메라, 라이다, 레이더, 초음파센서 등을 수시로 작동시키므로 상당량의 전기를 소모한다.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필요한 부품들의 무게 역시 증가,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큰 동력원을 전기로 구성해야만 막대한 전력 소모량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될 경우 전력 소모량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이를 감당하기 위해선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고밀도 배터리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자율주행 상용화는 고밀도 배터리에 강점이 있는 한국 2차전지 업체들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로보택시 등 자율주행 산업의 예상보다 빠른 성장은 침체기에 빠져 있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엘앤에프의 경우 자율주행 산업 내 핵심 기업인 테슬라향 매출 비중이 80%를 웃돈다"라며 "향후 로보택시 등 테슬라 비즈니스발 수혜 강도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