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엔 국민銀이 선도… 하반기는 신한, 금리 앞세워 반격가계대출 성장 한계에 기업여신 집중 … 우량고객 확보 총력전출혈 경쟁 확산되며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도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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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기업대출 시장에서 다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던 신한은행이 하반기 들어 '노마진', ‘역마진’을 감수하면서까지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 

    가계대출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자산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금리를 무기로 기업대출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하반기 들어 법인·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본부 차원에서 기업여신 목표치를 상향 조정하고, 영업점에는 적극적인 대출 유치와 실행을 주문했다. 대출 마진이 사실상 제로거나 역마진 상태임에도 우량 고객 유치를 위한 공격적 영업을 하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대출영업은 보수적 포지션을 취해왔으나 이달 들어 적극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면서 "금리 가이드가 상반기보다 낮아지면서 기업대출 갈아타기 경쟁이 본격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중 기업대출을 505억원 줄인 반면,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4조6000억원, 하나은행은 5조3000억원 각각 늘리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특히 신한은행은 대기업 대출이 5634억원 감소해 기업금융 부문 전체 잔액을 끌어내렸다. 반면 국민은행은 대기업 대출이 1조1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3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리 경쟁력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이 다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상반기 중소기업 보증서담보대출의 신규 취급 평균금리는 국민은행이 4.22~4.88%, 신한은행은 4.37~5.01% 수준이었다.

    은행들이 기업대출 확대에 사활을 거는 배경은 가계대출의 성장 여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취급이 위축됐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반면 기업대출은 부수 효과(계열 금융거래, 퇴직연금, 급여이체 등)가 커 비이자수익 확대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시장에선 지나친 출혈 경쟁이 자산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업대출 경쟁이 과열되면서 자산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은행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5%로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은행의 연체율은 0.93%까지 치솟으며 위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량 고객 위주의 무리한 금리 인하 경쟁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금리 하락기 진입 시 역마진 부담이 가중되고,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부실까지 겹치면 대손비용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