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HVDC 변압기 전용 공장 건설 착수‘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공급망 참여 기대감재생에너지 연계 전압형 HVDC로 북미 시장 공략
  • ▲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 효성중공업 HVDC 변압기 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효성중공업
    효성중공업이 미래 전력망의 핵심으로 꼽히는 초고압직류송전(HVDC) 생산 거점 구축에 첫 삽을 떴다. 그간 해외 업체가 주도권을 잡아온 HVDC 기술을 국산화하며, 국내외 대형 송전 사업 수주에 본격 나설 전망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지난 30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HVDC 변압기 공장 신축 기공식을 개최했다.

    신축 생산시설은 HVDC 변압기 전용 공장으로, 기존 창원공장 내에 약 2만9600㎡ 규모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효성중공업은 이번 공장 신축에 2540억원을 투입하고, 향후 2년간 회사 자본의 약 16%에 해당하는 33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HVDC 변압기 전용 생산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HVDC는 기존의 교류송전(HVAC)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장거리·대용량 송전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내 기술의 부재로 GE, 지멘스, 히타치 등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 왔다.

    2017년 효성중공업은 조현준 회장의 주도하에 정부 국책 과제로 200MW 전압형 HVDC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당시 실적 악화와 적자 부담 속에서도 7년간 10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작년 국내 최초로 200MW급 HVDC 국산화 실증을 완료했다.

    200MW급은 일반 가정집 48만 가구가 한 달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 규모다.

    회사는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유지·보수 및 설계 최적화 등에서 해외 제품과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나아가 공장 신축 기간 내에 2GW(2000MW)급 대용량 전압형 HVDC 개발을 마무리하고, 국내외 대형 송전망 사업 수주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HVDC 기반 장거리 송전망 사업인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가 진행되는 시점에 맞춰, 국산화 기술을 앞세워 주요 인프라 공급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더불어 오는 2027년 공장이 완공되고, 2028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면 전체 변압기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20% 증가해 생산 역량을 충분히 갖추게 된다.

    현재 효성중공업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수주고의 대부분은 초고압 교류 변압기에서 나오고 있으며, HVDC 사업이 본격화되는 시점부터 꾸준한 성장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HVDC 시장은 지난해 기준 16조8000억원 규모에 달하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8.1% 성장할 전망이다. 북미 시장에선 노후 전력 인프라 교체와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송배전망 확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효성이 보유한 전압형 HVDC 기술은 재생에너지 발전과의 연계가 가능해, 향후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재생에너지 등 미래 송배전 시장의 핵심 기술인 HVDC 변압기 공장 신축을 발판으로, 현재 협의 중인 해외 프로젝트를 포함해 글로벌 시장으로 점차 보폭을 넓혀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