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불기둥에 복귀하던 서학개미, 미장으로 '유턴'3개월 만에 '사자' 전환 … 비트마인 3300억원어치 순매수증시 부양책 역행하는 세제 개편안에 '국장 탈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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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달러. ⓒ연합뉴스
역대급 '허니문 랠리'를 펼쳐 오던 국내 증시가 잦아든 데 더해 증시 부양책에 역행하는 세제 개편안 등이 맞물리면서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는 모습이다.4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미국 주식은 총 1309억3082만 달러(약 181조9545억원)로 집계됐다. 한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가치가 18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지난 1월 말 1136억9842만 달러보다 약 15%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1258억4152만 달러) 대비 4% 가량 늘어났다.그간 서학개미는 코스피 지수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국내 증시로 눈길을 돌리는 듯 싶었다.
올 초부터 지난 4월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세를 이어가던 서학개미는 5월 들어 순매도로 돌아서며 두 달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5월에는 13억1085만 달러, 6월에는 2억3185만 달러를 팔아치웠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순매도에 나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하지만 지난달 서학개미는 다시 미국 주식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미국 주식을 6억8496만 달러, 한화 약 949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보유 금액이 가장 큰 종목은 여전히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약 201억76만 달러, 한화 27조8677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2위는 AI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가 차지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152억3331만 달러에 달하는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AI 소프트웨어 회사 팔란티어(54억66만 달러), 애플(41억1469만 달러), 마이크로소프트(36억4032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7월 한 달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비트마인이었다.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미국의 신생 가상자산 관련 기업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서학개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채굴 및 투자 기업인 비트마인을 약 2억4559만 달러를 사들였다. 비트마인은 6월까지만 해도 순매수 상위 종목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비트마인은 이더리움을 전략적으로 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이뤄지면서 수혜주로 떠올라 투자 매력도가 급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미국 증시에 다시금 투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국내 증시의 열기가 서서히 식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5000 시대'를 천명하며 탄생한 이재명 정부에서 역대급 '허니문 랠리'를 펼치던 국내 증시는 단기간 급등에 따른 피로감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관세 협상에 대한 실망감과 세제 개편안에 대한 반감이 국내 증시 투자 매력도를 절감시키고 있다. 이에 지난주 말에만 코스피 지수는 100포인트 넘게 하락해 하루 만에 시가 총액이 무려 100조원 넘게 증발했다.특히 주식양도세 과세 대상을 확대하고 증권 거래세를 인상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은 이른바 국장 탈출 러시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구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개인들의 대주주 지정을 회피하기 위한 거래 행태가 실제 존재했다"며 "대주주 양도세 기준 변화는 투자 행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정치권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법인세 인상, 증권거래세 인상,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 하향 등 이른바 이재명표 세금폭탄이 대한민국 주식시장을 정면으로 강타했다"며 "세금폭탄이 투자자들의 국장 탈출과 대한민국의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자본의 국경이 없어진 상황에서 국내 증권시장의 경쟁상대인 미국 증권시장에는 이런 증권거래세가 없다"며 "국장의 매력을 상대적으로 더 떨어뜨리는 조치"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