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지원책 많지만 내수에 한정 … 요건 까다로워글로벌 진출 전략 미흡·만성 인력난 해소 한계전통 소상공인 소외되기 쉽고, 금융지원 수혜율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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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내수부진 장기화로 소상공인·자영업자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현행 ‘복지형 현상유지’ 지원을 ‘성장 유도형’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3일 한국경제인협회는 박주영 숭실대학교 교수에게 의뢰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정책 해외사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은 현상유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정책은 ▲디지털 전환 ▲고용 ▲기술·창업 ▲금융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은 현상유지를 위한 단기 대응에 그쳤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디지털 전환 지원은 국내 온라인 시장에 집중되어 있어 글로벌 진출 전략이 미흡하며, 인건비 위주의 단기 고용정책은 만성적 인력난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술창업 지원은 초기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전통적인 소상공인은 소외되기 쉽고, 금융지원은 심사 기준이 엄격해 실제 수혜율이 낮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성공 사례를 참고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해외 성공 사례로는 ▲일본의 디지털 수출 종합지원 프로그램과 ▲일본 고용 플랫폼(시고토센터)을 통한 인력 지원 ▲미국의 기술 기반 소규모 기업 지원(SBIR) ▲네덜란드의 무담보 소액대출 및 컨설팅 결합 지원을 꼽았다.

    일례로 일본은 직원수 300인 미만, 매출 50억엔 이하의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수단을 활용한 수출 지원 통합 패키지를 제공한다. 분야는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플랫폼 입점 ▲전자상거래 마케팅 ▲해외 바이어 매칭 ▲온라인 판매교육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보고서는 일본의 경우 직접 수출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이 유통사에 제품을 납품하면 해당 유통사가 수출을 하는 간접방식도 지원함으로써 경험이 부족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SBIR은 기술을 보유한 소규모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1982년 도입한 기술 창업지원 프로그램으로, 단순 창업을 넘어 기술 혁신과 상업화를 목표로 한다. 

    SBIR은 ▲기술 타당성 검토 ▲제품 개발 및 시장성 검증 ▲상업화 및 민간 투자 연계의 3단계로 이뤄지며, 정부가 민간 투자 유치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1∼2단계에서 투자자로 참여한다. 정부가 ‘신뢰성 있는 초기 투자자’ 역할을 함으로써, 민간 투자의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갖는다. 보고서는 퀄컴, 아이로봇 등 글로벌 기업들 역시 초기 단계에서는 SBIR 프로그램의 지원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소상공인 지원정책을 현상 유지형에서 성장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네덜란드 등 주요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되 국내 상황에 맞게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우선 ‘K-글로벌 수출 이니셔티브’를 구축해 많은 소상공인의 수출시장 진입부터 성장 및 사후관리를 단계별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통합생존플랫폼(SSP)’을 조성해 소상공인 정책을 통합 관리 및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K-혁신 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을 보유한 소상공인의 연구개발(R&D) 역량과 사업화를 뒷받침하고 ‘K-마이크로 파이낸스’를 통해 무담보 소액 대출과 실전 컨설팅이 가능한 전담 멘토를 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출 심사 경우에도 신용도나 담보 유무뿐 아니라 창업 의지와 사업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위기는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구조적 과잉문제에 경기부진․고물가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면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위기 확산을 막으려면, 이들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갖출 수 있는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