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개미 3년 '팔자' 끝, 올해는 '사자'홍콩 증시 예탁금 올초 대비 33%↑7월 순매수, 알리바바 아닌 라오푸 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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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사놓은 '라오푸 골드' 덕에 든든합니다.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수익률이 300%가 넘네요."국내 증시가 박스권에서 맴도는 사이, 중학개미(중화권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홍콩 증시에서 '황금빛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알리바바' 같은 빅테크 위주였던 투자 패턴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하네요.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초 국내 투자자들의 홍콩 주식 예탁금은 18억3132만 달러였는데요. 약 8개월이 지난 12일 기준 24억4518만 달러로, 무려 33% 넘게 불어났습니다.최근 3년간 '팔자' 흐름이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022년 2억2849만 달러, 2023년 1억1603만 달러, 2024년 4억5505만 달러를 팔아치운 국내 투자자들이 올해는 이달 12일까지 4억1004만 달러를 순매수한 겁니다.미국 증시에만 몰려가는 줄 알았는데, 요즘은 중화권 증시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커졌죠. 이유는 간단합니다. 올해 들어 홍콩 항셍지수가 27% 넘게, H지수도 25% 가까이 오른 탓입니다. 여기에 홍콩 H지수 연계 ELS(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면서 투자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보입니다.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위완화 약세 등도 맞물리면서 투자 매력은 더욱 커졌는데요.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중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도 다양해졌습니다.그동안 '국민 종목'처럼 불렸던 알리바바는 여전히 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새로운 종목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바로 보석 가공 업체 '라오푸 골드'입니다. 7월 한 달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라오푸 골드를 약 2389만 달러어치 사들였는데, 같은 기간 알리바바(2208만 달러)를 처음으로 제쳤습니다.라오푸 골드는 황금계 에르메스로 불립니다. 중국 소비자들의 금에 대한 애착과 부유에 따른 국민적 수요를 반영해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으며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6월 상장 이후 무려 2000% 넘게 폭등했습니다. 지난 6월 4일에는 1000홍콩달러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고점을 찍은후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700홍콩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올초 대비 300% 넘게 오른 수준입니다.완구기업 팝마트도 빼놓을 수 없죠. 대표 캐릭터 '라부부(Labubu)'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실적과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올해 초 91.150홍콩달러였던 주가는 전날 기준 268.000홍콩달러로 마감, 약 260% 급등했습니다. 다만 패턴은 조금 달랐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건데요. "번 건 챙기자"는 똑똑한 전략을 세우고 있는 모습입니다.지루한 국장대신 개미 투자자들은 짜릿한 등락이 펼쳐지는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사느냐"를 고민하기 보다는 "어디로, 언제 갈아타느냐"에 방점을 찍고 움직이는 것 같은데요. 이런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과 수급 여건 모두 구조적으로 유리한 국면에 진입한 만큼 본토 시장 대비 홍콩 시장의 상대적 우위를 전망한다"며 "유동성, 수급 구조가 동시에 개선되고 있는 홍콩 주식시장에 대한 전략적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