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금 직접 투입 통한 지분 확보 방식블룸버그 "유동적 계획 … 합의 없을 수도"트럼프, 美 핵심 산업 기업 경영 개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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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 인텔에 대한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의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건설을 지원해 미국 내 반도체 생상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정부가 인텔 구조에 직접 나서면서 반도체 시장 전반에서 또 다른 빅뱅을 일으키는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 시각)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미 대통령과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이번 주 백악관에서 만나 정부의 지분 인수 가능성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거래 규모와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정부가 직접 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다만, 계획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합의 없이 끝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 CEO와 회동 후 "매우 흥미로운 회의를 가졌다"며 "탄 CEO와 내각 구성원들은 앞으로 일주일 내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 측은 계획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성명을 통해 "미국 기술·제조 리더십 강화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해당 보도 직후 뉴욕증시에서 인텔의 주가는 장중 한때 8% 이상 급등하다 7.38% 상승한 23.86달러에 마감했다. 마감 후 시간 외 거래에서도 4% 넘게 뛰었다.

    블룸버그는 인텔이 비용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분 인수가 자금 수혈로 이어져 인텔의 재정 상태가 개선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한 인텔의 미국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인텔은 과거 오하이오 공장을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시설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경영난을 겪으면서 계획이 여러 차례 지연된 바 있다.

    트럼프 정부와 인텔의 거래 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립부 탄 인텔 CEO에게 과거 중국 연관 의혹을 언급하며 사퇴를 요구한 지 일주일 만에 이뤄졌다. 이번 합의가 성사되면 립부 탄 CEO도 당분간 CEO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핵심 산업의 기업 경영에 대한 직접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엔비디아의 대(對)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허가하는 대가로 그 매출의 15%를 받기로 했으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허가하는 대신 주요 경영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황금주(골든 셰어)를 받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미 국방부가 희토류 생산업체인 MP머트리얼스에 4억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