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90원 요동…. 美 인플레 재확산·연준 불확실성 겹쳐CET1 비율 환율 10원마다 최대 3bp 하락…은행권 긴장 FOMC, 잭슨홀 미팅에 미 연준 통화정책 방향 가늠외화 조달·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방어 시나리오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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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390원 안팎에서 출렁이며 예측 불가능하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 물가 지표 충격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강달러 흐름이 장기화되는 형국이다. 10조원대 순익을 거둔 국내 금융지주도 자본건전성 관리라는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3.7원 오른 1388.7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전날보다 3.5원 오른 1388.5원에 개장해 1389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지난 14일 발표된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올라 시장 예상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로 9월 ‘빅컷(대폭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트럼프·푸틴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난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며 환율을 밀어 올렸다. 이달 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와 22일 잭슨홀 미팅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이벤트로 꼽히며, 단기 환율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주목된다.환율 급등은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직접 압박한다. CET1은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보통주자본 비율로, 환율이 오를 경우 외화자산·부채의 원화 환산액이 불어나 RWA가 커지고 CET1 비율은 낮아진다.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지주의 CET1 비율은 환율 10원당 통상 1~3bp(100bp=1%p)의 움직임을 보이는데, 외화자산·부채 규모가 클수록 변동 폭도 함께 커진다.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화될 경우 CET1 비율도 10~30bp(0.1%p~0.3%p) 하락하는 구조다.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CET1 비율을 13~13.5% 수준에서 관리하고 있다. 금융당국 CET1 비율 권고치는 11.5%지만, 금융지주들은 밸류업 등을 이유로 13%대를 목표로 이 비율을 관리 중이었다. 당국 권고치와는 여유가 있지만, 강달러 흐름이 지속될 경우 주주환원 등 중장기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은 연말 환율을 1380~1420원 범위로 제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오고, 연준이 금리 인하 시점을 늦출 경우 원화 약세는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속도와 국내 외환 수급 상황을 감안했을 때 강달러 기조가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말 환율은 1400원대로 복귀할 것"이라며 "역내 달러 실수요 증가로 환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은행권은 고환율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복수의 방어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3분기부터 외화 조달비용 증가, 환산손실, 자본비율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될 경우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이에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채권 발행 시기를 조율하고, 달러 예치 규모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일부 은행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을 검토하는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있다.금융권 관계자는 "단기간 환율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은행권은 외화 조달과 자본 관리 모두에서 방어적 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당국도 외환시장 안정 대책과 함께 금융사 대응 매뉴얼을 보다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